<5분 혼잣말> 시행 과정에서 우리 앞에 나타날 장애물
<5분 혼잣말>을 하면서 당부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전쟁 같은 관계를 완전히 뒤바꾸기 위해선 꾸준함이 중요하다. 꾸준히 시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요소들이 반드시 여러분 앞길에 등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미리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이건 미리 일러두지 않으면 여러분이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변화의 과정에선 반드시 고통이 수반된다. 때로는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타는 듯한 감정이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런 고통이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본성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화가 느껴지면 그걸 연인에게 그대로 표출해왔다. 짜증이 나면 그대로 연인에게 짜증을 냈다. 싸우면 내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우리의 본성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원래대로라면 화를 냈어야 하는 순간에 화를 내지 않아야 하고, 상대가 울어야 할 타이밍에 내가 울어야 하며, 상대의 잘못을 지적해야 하는 순간에 나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해야 한다.
<5분 혼잣말>을 시작하고 나서 행동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할 때, 나는 이상한 기분이 느껴졌다. 여자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 목까지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다. 나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엔 무기력까지 느껴졌다. 여자친구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고, 대신 내 눈에서 눈물이 나올 때에는 속에서 타는 듯한 감정이 느껴졌다.
여러분도 반드시 그럴 것이다. 자신의 본성을 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괜찮다. 상대방을 울리는 대신 내가 울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대신 나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오히려 개운함이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찝찝함과 죄책감이 느껴졌을 텐데, ‘어 되네?’ 하는 생각과 함께 자기 효능감과 만족감이 느껴지는 걸 발견할 것이다. 또한 우리 본성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때 느껴지는 타는 듯한 감정과 무기력함도 몇 번 겪고 나면, 그 뒤로는 그런 감정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게 된다. 본성과 다르게 행동하는 그 방식이 이젠 내 뇌에 새로운 신경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건 전부 내가 다 겪어본 바다.
따라서 <5분 혼잣말>을 시작하고 난 뒤에도 연인과의 다툼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리고 이 고통은 머지않아 자기 효능감과 만족감으로 완벽히 대체될 것이다.
예언을 또 한 가지 하겠다. 여러분은 앞으로 <5분 혼잣말>을 하며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을 것이다. 어느 날은 집에 돌아왔는데 미친듯이 피곤해서 하루만 건너뛰고 싶은 날이 있을 것이다. 또 어느 날은 연인과 싸울 때 혼잣말 제목이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도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5분 혼잣말>을 지속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수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성공의 경험 딱 한 번을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처음 한 번은 어렵지만, 그 한 번이 두 번으로 이어지는 건 비교적 쉽고, 두 번이 세 번으로 이어지는 건 더 쉽다. 이렇게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어 가면 다시 뒤로 돌아가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진다. 새로운 뇌 신경망이 완전히 구축되어 이제 여러분은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에 좌절하고 무너지지 말자. 1년만 꾸준히 시행해보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1년만 버텨보자. 그러면 여러분의 관계는 완전히 바뀌어 있을 것이다.
<5분 혼잣말>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면, 앞으로 1년 간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5분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이래저래 핑계를 대면서 “오늘은 이런저런 일 때문에 못했어”라고 말한다면 거기서 게임은 끝이다. 그 뒤로 5분 혼잣말을 지속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루틴이 한 번 깨진 이상 다시 되돌리기는 너무나 어렵다.
나는 7년 2555일의 시간 동안 단 하루도, 정말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5분 자기암시를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우리 관계가 오로지 나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내가 만약 단 하루라도 <5분 혼잣말>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우리 관계는 머지않아 헤어지게 될 거라고 자기암시를 했다.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5분 혼잣말>을 매일 할 것이냐, 아니면 헤어질 것이냐. 나에겐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
이렇게 아득바득 하루 5분을 사수하려다 보니 수많은 장애물에 부딪혀도 이를 타개할 방법을 어떻게든 마련해냈다. 서울에 있다가 고향에 내려가면 하루 종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나만의 고요한 5분의 시간을 낼 겨를이 없다. 이럴 땐 샤워를 하는 동안 눈을 감고 <5분 혼잣말>을 실시했다. 덕분에 샤워 시간이 5분 더 길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5분만 사수하면 되는 거다. 대학교 때는 동아리 MT 같은 걸 다녀오면 밤을 꼬박 새우고 집에 돌아오곤 했다. 이럴 때는 해가 뜬 아침에 집에 돌아와서 <5분 혼잣말>을 했다. 졸려 죽겠는데도 5분을 사수해야 한다는 내 원칙을 지켰다. 군대 훈련소에서 40km 야간 행군을 할 때에는 행군을 하는 도중에 <5분 혼잣말>을 했다. 남들은 행군을 하면서 멍을 때렸지만, 나는 그 시간에 혼잣말 제목들을 중얼거렸다.
이렇게 나는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어떻게 보면 좀 처절하게 <5분 혼잣말>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개선을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이, 하루의 5분도 낼 수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학교 MT에서 즐겁게 떠들고 놀면서 내 연인을 위해 5분을 못 낸다?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면서 내 연인을 위해 5분을 못 낸다? 군대에서 동기들이랑 신나게 떠들 시간은 있으면서 내 연인을 위해 5분을 못 낸다? 시험공부 와중에 5분 동안 유튜브 볼 시간은 있으면서 내 연인을 위해 5분을 못 낸다? 그건 전부 핑계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그 연인과 헤어지기를 진심으로 적극 권장한다. 하루 중에 5분의 시간도 만들어내지 못할 만큼의 관계라면 전혀 중요치 않은 관계인 거다. 그런 관계는 헤어져도 괜찮다. 진심을 다해 관계 개선을 성취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5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진심으로 내 연인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이 책을 덮은 그날 바로 <5분 혼잣말>을 시행해야 한다. ‘좋은 말이네, 나도 한 번 시행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건 시행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과 같다. ‘담배를 끊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담배를 끊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과 같다. 담배를 정말로 끊으려는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그 순간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고 <5분 혼잣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사람이라면, 당장 오늘부터 바로 시행해야 한다. 이 책을 덮는 오늘, 바로 <5분 혼잣말>을 실시하고 효과를 경험해라. 오늘은 안 싸웠는데 어떡하냐고? 그럼 최근에 싸웠던 장면을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한 후 그 장면을 가지고서 원인 분석을 하고 혼잣말 제목을 도출해라. 그리고 잠에 들기 직전에 그 혼잣말 제목을 읊어라. 오늘 당장 시행해야 이 책을 여기까지 읽은 노력이 헛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