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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솝 Oct 30. 2022

도움이 되는 생각들

원인 분석 단계에 활용할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

<5분 혼잣말>을 하면서 여러분들의 길잡이가 되어 줄, 도움이 되는 생각들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5분 혼잣말>을 진행하면서 원인 분석이 어려울 때, 아래 내용들을 쭉 읽어보면 원인 분석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상대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우리는 누구나 내 연애 상대방을 나한테 맞게 변화시키고자 한다. 이것 자체는 좋다. 서로에게 맞게 변해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본질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 방식을 지혜롭게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을 바꾸고자 할 때 말로 요청한다. “이것 좀 고쳐주면 안돼?” 계속해서 이렇게 부탁하지만, 상대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상대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힘들어하고 내가 아파하는 것이다.


나도 한창 싸울 때 여자친구에게 사정사정을 한 적이 있다. “제발 이럴 때 화내는 것 좀 안 해주면 안 될까?” 이렇게 말하면 여자친구는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시니컬하게 반응하곤 했다. 당시에 나는 날 위해 변화하지 않으려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고통을 느꼈다. 


그런데 <5분 혼잣말>을 시작한 이후 나는 전략을 바꿨다. 말로 간곡히 부탁하는 대신, 내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여자친구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오히려 내가 눈물을 흘리고, 내 잘못을 인정하고, 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자친구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자친구는 이제 예전과 달리 웬만한 상황에선 화를 내거나 짜증 내지 않는다.


우화 중에 ‘해와 바람의 대결’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이야기다. 한 나그네의 겉옷을 벗길 수 있는지를 가지고 해와 바람이 내기를 했다. 바람은 거센 바람을 불어 나그네의 겉옷을 강제로 벗기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나그네는 자기 겉옷을 더 세게 붙잡을 뿐이었다. 반면 태양은 강제로 겉옷을 벗기는 걸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온도를 높여 나그네로 하여금 ‘스스로’ 겉옷을 벗게 만들었다. 이 우화의 교훈은 관계 개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대방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애쓰는 것은 상대방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켜 겉옷을 더 세게 붙잡게 만들 뿐이다. 반면 내가 상대방의 행동으로 인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눈물을 흘린다면, 상대방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고 끙끙 앓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 변화를 결심할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라. 상대방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방의 공감능력에 호소하는 것임을.




(2)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겠다는 결심의 중요성


연애 중인 커플에게 불안을 근본적으로 야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즉, ‘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연애하는 내내 양 당사자에게 은근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게 바로 모든 연애 관계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본질이다.


두 가지 관계를 가정해보자. 여기, 헤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커플과, 결코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플이 있다. 우선 헤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커플부터 살펴보자. 이 커플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시험하는 일종의 ‘시험 관계’다. 우선 이 커플은 상대가 나의 한계선을 침범하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그리고 그 한계선을 침범했을 때, 상대에게 크게 화를 내보기도 하고 이별을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 역시 상대방을 시험하는 것이다. 이런 시련에도 상대방이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커플의 관계는 끊임없는 시험의 연속이다. 따라서 이 커플은 어딘가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기 마련이다.


반면, 우리는 결코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플은 어떨까? 상대방이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 이들은 이별을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좀 더 사려 깊은 방식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자신의 행동을 바꿔 보기도 하고, 책을 읽어서 연애에 관한 지식을 쌓기도 하는 등 관계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혹여나 격렬한 싸움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이별을 고함으로써 상대의 사랑을 시험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관계의 개선 방법을 찾아내고야 만다. 따라서 이 커플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노출되어 있지 않고, 고요와 안정, 신뢰 속에서 지내게 된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연애하는 동안에는 영원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해는 없길 바란다. 한 번 사귀면 영원한 관계를 맺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연애를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 어떠한 이유에서건 이별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연애할 때에는 영원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과 안 맞으면 헤어지면 된다는 식으로 가볍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그 가치관대로 살면 된다. 그러나 그런 가치관이 아니라 내 연인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여러분의 관계가 영원한 관계라고 믿어볼 것을 권한다.




(3)  사랑은 고무줄과 같다


고무줄은 신축성이 있어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할 수 있다. 사랑은 본래 고무줄 같다. 그래서 사랑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이러한 점을 간과하며 사랑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연애하는 과정에서의 불안의 본질은 바로 ‘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애정 표현이 줄어들 경우, 이별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급습한다. 이때 일반적으로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뉜다. 무엇 때문에 사랑 표현이 줄어들었는지 귀찮을 때까지 물어보거나, 상대방의 사랑을 시험하거나. 상대방의 사랑을 시험하는 이들은, 헤어지고 싶냐며 상대방을 닦달하거나, 이별을 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 두 가지 방식 말고 또 다른 반응이 하나 더 있다. 이 반응은 위 두 가지 반응보다 더 지혜롭고 효과적이다. 바로 ‘사랑은 고무줄이다’는 것을 깨닫고서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다. 사람이 매번 일관되게 같은 수준의 사랑을 표현할 수는 없다. 나도 그렇다. 어느 날은 취업 고민 때문에, 또 어느 날은 학업 성적 때문에, 또 어느 날은 가족과의 관계 때문에 골몰하느라 여자친구에게 온전히 집중을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내 마음의 여유가 있는 날에는 여자친구에게 최선을 다한다. 아마 여러분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내게 소홀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크게 개의치 말아야 한다. 사랑은 원래 고무줄 같은 거니까. 이번에 그 사람이 나에게서 멀어졌다면, 차분히 기다려보자. 다시 나에게 가까워질 거다.




(4)  상대방의 특별한 점을 음미하라


오늘날 감사의 중요성에 대해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뇌 과학 연구에 따르면,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향상하고, 스트레스가 완화된다.[i] 이러한 과학적인 이유 외에도, 사랑을 함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상대방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끼는 사람은 상대를 왕 또는 여왕 대접을 해준다. 반면 상대방에게 감사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상대방을 하인 대접을 한다.


상대방에게 전혀 감사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가짐이 표면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은 연인과 함께 있을 때 즐겁지 않은 것은 물론, 본인의 연인에게 수시로 면박을 주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른 이성을 탐하여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상대방과 관계를 끝내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처럼 이 사람들은 상대방을 하인 대접한다. 감사함을 느끼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상대방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는 사람 또한 그 마음가짐이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사람들은 감사함을 느끼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주려 하고, 상냥한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 관계를 끝내는 것은 곧 은혜를 갚지 못한 것이기에, 상대방을 바꾸기보다 상대방을 위해 나 자산을 바꾸려 한다. 이처럼 그 사람에게 보은(報恩)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게 바로 상대방을 왕 또는 여왕 대접하는 태도다.


이런 태도의 차이가 불러오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상대방의 반응이다. 자신의 연인을 하인으로 대접한 사람은 본인도 반드시 하인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반면 상대방을 왕 또는 여왕으로 대접한 사람은 반드시 상대방도 여러분을 여왕 또는 왕 대접을 해 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연인을 왕 또는 여왕 대접해주는 자는 결국은 본인을 왕 또는 여왕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럼 상대방에 대한 감사하는 태도를 항상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상대방의 특별한 점을 계속 상기하는 것이다. 이전에 언급한 바 있듯이, 나는 여자친구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 나의 행동에 큰 차이를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5분 혼잣말>을 하면서 감사함을 꾸준히 느끼도록 했다. 그 결과 여자친구에 대한 내 태도도 확연히 달라졌다. 나는 여자친구를 여왕으로 대접할 뿐이었는데, 어느덧 내 여자친구도 나를 왕으로 대접해주고 있었다.


따라서 <5분 혼잣말>을 이용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매일 자기 자신에게 상기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감사하는 태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도 여전히 여자친구의 특별한 점을 매일 혼잣말로 반복 중이다.




(5)  내 행동이 곧 내 연인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친구가 어느 날, 자기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자기 여자친구가 지금 연락이 안 되는데, 그 친구는 여자친구가 지금 남사친과 몰래 만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웃긴 건 그 친구는 지난번에 여자친구에게 말 한마디 없이 클럽에 갔다가 여자친구와 대판 싸운 전력이 있었다. 그 친구가 여자친구를 의심하고 있는 건 순전히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여자친구의 깜짝 생일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선물을 사러 이곳저곳에 다닌 적이 있다. 이 경험 이후에 나는 여자친구가 나에게 연락이 한동안 뜸해질 때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곳에 간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때, 내가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곧 내 행동을 비춰주는 거울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화들짝 놀랐다.


본인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연인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바람을 몰래 피우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연인이 본인을 속이고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 상대방 몰래 다른 이성과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은 상대방도 나 몰래 다른 이성과 술을 마시고 있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한다. 상대방 몰래 클럽에 가서 놀았다면 상대방도 나 몰래 클럽에 가서 놀았던 건 아닌지 의심한다.


사람은 딱 본인이 행동하는 것만큼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내 행동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사람들은 이 안경을 통해서 상대방을 본다. 내 행동거지를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가다듬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연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나의 행동거지를 똑바로 한다면, 나 또한 내 연인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바라보게 된다. 따라서 상대방을 의심하고 있다면 나의 행동을 돌아보자.
 



[참조문헌]          

[i] 제러미 애덤 스미스 등 4, 《감사의 재발견》, 현대지성, p.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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