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분석 단계에 활용할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
<5분 혼잣말>을 하면서 여러분들의 길잡이가 되어 줄, 도움이 되는 생각들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5분 혼잣말>을 진행하면서 원인 분석이 어려울 때, 아래 내용들을 쭉 읽어보면 원인 분석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내 연애 상대방을 나한테 맞게 변화시키고자 한다. 이것 자체는 좋다. 서로에게 맞게 변해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본질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 방식을 지혜롭게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을 바꾸고자 할 때 말로 요청한다. “이것 좀 고쳐주면 안돼?” 계속해서 이렇게 부탁하지만, 상대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상대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힘들어하고 내가 아파하는 것이다.
나도 한창 싸울 때 여자친구에게 사정사정을 한 적이 있다. “제발 이럴 때 화내는 것 좀 안 해주면 안 될까?” 이렇게 말하면 여자친구는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시니컬하게 반응하곤 했다. 당시에 나는 날 위해 변화하지 않으려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고통을 느꼈다.
그런데 <5분 혼잣말>을 시작한 이후 나는 전략을 바꿨다. 말로 간곡히 부탁하는 대신, 내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여자친구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오히려 내가 눈물을 흘리고, 내 잘못을 인정하고, 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자친구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자친구는 이제 예전과 달리 웬만한 상황에선 화를 내거나 짜증 내지 않는다.
우화 중에 ‘해와 바람의 대결’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이야기다. 한 나그네의 겉옷을 벗길 수 있는지를 가지고 해와 바람이 내기를 했다. 바람은 거센 바람을 불어 나그네의 겉옷을 강제로 벗기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나그네는 자기 겉옷을 더 세게 붙잡을 뿐이었다. 반면 태양은 강제로 겉옷을 벗기는 걸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온도를 높여 나그네로 하여금 ‘스스로’ 겉옷을 벗게 만들었다. 이 우화의 교훈은 관계 개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대방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애쓰는 것은 상대방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켜 겉옷을 더 세게 붙잡게 만들 뿐이다. 반면 내가 상대방의 행동으로 인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눈물을 흘린다면, 상대방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고 끙끙 앓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 변화를 결심할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라. 상대방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방의 공감능력에 호소하는 것임을.
연애 중인 커플에게 불안을 근본적으로 야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즉, ‘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연애하는 내내 양 당사자에게 은근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게 바로 모든 연애 관계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본질이다.
두 가지 관계를 가정해보자. 여기, 헤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커플과, 결코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플이 있다. 우선 헤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커플부터 살펴보자. 이 커플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시험하는 일종의 ‘시험 관계’다. 우선 이 커플은 상대가 나의 한계선을 침범하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그리고 그 한계선을 침범했을 때, 상대에게 크게 화를 내보기도 하고 이별을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 역시 상대방을 시험하는 것이다. 이런 시련에도 상대방이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커플의 관계는 끊임없는 시험의 연속이다. 따라서 이 커플은 어딘가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기 마련이다.
반면, 우리는 결코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플은 어떨까? 상대방이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 이들은 이별을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좀 더 사려 깊은 방식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자신의 행동을 바꿔 보기도 하고, 책을 읽어서 연애에 관한 지식을 쌓기도 하는 등 관계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혹여나 격렬한 싸움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이별을 고함으로써 상대의 사랑을 시험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관계의 개선 방법을 찾아내고야 만다. 따라서 이 커플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노출되어 있지 않고, 고요와 안정, 신뢰 속에서 지내게 된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연애하는 동안에는 영원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해는 없길 바란다. 한 번 사귀면 영원한 관계를 맺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연애를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 어떠한 이유에서건 이별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연애할 때에는 영원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과 안 맞으면 헤어지면 된다는 식으로 가볍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그 가치관대로 살면 된다. 그러나 그런 가치관이 아니라 내 연인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여러분의 관계가 영원한 관계라고 믿어볼 것을 권한다.
고무줄은 신축성이 있어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할 수 있다. 사랑은 본래 고무줄 같다. 그래서 사랑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이러한 점을 간과하며 사랑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연애하는 과정에서의 불안의 본질은 바로 ‘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애정 표현이 줄어들 경우, 이별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급습한다. 이때 일반적으로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뉜다. 무엇 때문에 사랑 표현이 줄어들었는지 귀찮을 때까지 물어보거나, 상대방의 사랑을 시험하거나. 상대방의 사랑을 시험하는 이들은, 헤어지고 싶냐며 상대방을 닦달하거나, 이별을 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 두 가지 방식 말고 또 다른 반응이 하나 더 있다. 이 반응은 위 두 가지 반응보다 더 지혜롭고 효과적이다. 바로 ‘사랑은 고무줄이다’는 것을 깨닫고서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다. 사람이 매번 일관되게 같은 수준의 사랑을 표현할 수는 없다. 나도 그렇다. 어느 날은 취업 고민 때문에, 또 어느 날은 학업 성적 때문에, 또 어느 날은 가족과의 관계 때문에 골몰하느라 여자친구에게 온전히 집중을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내 마음의 여유가 있는 날에는 여자친구에게 최선을 다한다. 아마 여러분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내게 소홀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크게 개의치 말아야 한다. 사랑은 원래 고무줄 같은 거니까. 이번에 그 사람이 나에게서 멀어졌다면, 차분히 기다려보자. 다시 나에게 가까워질 거다.
오늘날 감사의 중요성에 대해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뇌 과학 연구에 따르면,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향상하고, 스트레스가 완화된다.[i] 이러한 과학적인 이유 외에도, 사랑을 함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상대방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끼는 사람은 상대를 왕 또는 여왕 대접을 해준다. 반면 상대방에게 감사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상대방을 하인 대접을 한다.
상대방에게 전혀 감사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가짐이 표면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은 연인과 함께 있을 때 즐겁지 않은 것은 물론, 본인의 연인에게 수시로 면박을 주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른 이성을 탐하여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상대방과 관계를 끝내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처럼 이 사람들은 상대방을 하인 대접한다. 감사함을 느끼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상대방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는 사람 또한 그 마음가짐이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사람들은 감사함을 느끼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주려 하고, 상냥한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 관계를 끝내는 것은 곧 은혜를 갚지 못한 것이기에, 상대방을 바꾸기보다 상대방을 위해 나 자산을 바꾸려 한다. 이처럼 그 사람에게 보은(報恩)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게 바로 상대방을 왕 또는 여왕 대접하는 태도다.
이런 태도의 차이가 불러오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상대방의 반응이다. 자신의 연인을 하인으로 대접한 사람은 본인도 반드시 하인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반면 상대방을 왕 또는 여왕으로 대접한 사람은 반드시 상대방도 여러분을 여왕 또는 왕 대접을 해 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연인을 왕 또는 여왕 대접해주는 자는 결국은 본인을 왕 또는 여왕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럼 상대방에 대한 감사하는 태도를 항상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상대방의 특별한 점을 계속 상기하는 것이다. 이전에 언급한 바 있듯이, 나는 여자친구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 나의 행동에 큰 차이를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5분 혼잣말>을 하면서 감사함을 꾸준히 느끼도록 했다. 그 결과 여자친구에 대한 내 태도도 확연히 달라졌다. 나는 여자친구를 여왕으로 대접할 뿐이었는데, 어느덧 내 여자친구도 나를 왕으로 대접해주고 있었다.
따라서 <5분 혼잣말>을 이용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매일 자기 자신에게 상기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감사하는 태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도 여전히 여자친구의 특별한 점을 매일 혼잣말로 반복 중이다.
친구가 어느 날, 자기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자기 여자친구가 지금 연락이 안 되는데, 그 친구는 여자친구가 지금 남사친과 몰래 만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웃긴 건 그 친구는 지난번에 여자친구에게 말 한마디 없이 클럽에 갔다가 여자친구와 대판 싸운 전력이 있었다. 그 친구가 여자친구를 의심하고 있는 건 순전히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여자친구의 깜짝 생일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선물을 사러 이곳저곳에 다닌 적이 있다. 이 경험 이후에 나는 여자친구가 나에게 연락이 한동안 뜸해질 때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곳에 간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때, 내가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곧 내 행동을 비춰주는 거울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화들짝 놀랐다.
본인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연인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바람을 몰래 피우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연인이 본인을 속이고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 상대방 몰래 다른 이성과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은 상대방도 나 몰래 다른 이성과 술을 마시고 있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한다. 상대방 몰래 클럽에 가서 놀았다면 상대방도 나 몰래 클럽에 가서 놀았던 건 아닌지 의심한다.
사람은 딱 본인이 행동하는 것만큼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내 행동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사람들은 이 안경을 통해서 상대방을 본다. 내 행동거지를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가다듬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연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나의 행동거지를 똑바로 한다면, 나 또한 내 연인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바라보게 된다. 따라서 상대방을 의심하고 있다면 나의 행동을 돌아보자.
[참조문헌]
[i] 제러미 애덤 스미스 등 4명, 《감사의 재발견》, 현대지성, p.4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