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솝 Oct 30. 2022

더 이상 동일한 내용으로 싸우지 않을 경우

우리의 행동이 완전히 바뀐 시점

여러분이 <5분 혼잣말>을 반복한 결과, 더 이상 동일한 내용으로 싸우지 않게 됐다면? 축하한다. 이제 여러분의 뇌에 새로운 신경망이 완전히 구축된 것이다.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여러분은 이제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다.


여러 가지 혼잣말 제목 중 이제 더 이상 싸우지 않게 된 혼잣말 제목들은 리스트에서 삭제해도 좋다. 이젠 더 이상 그 혼잣말 제목을 반복하지 않아도 큰 노력 없이 그 행동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나도 지금은 더 이상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아서 리스트에서 삭제한 혼잣말 제목들이 몇 가지 있다. 아래는 그 목록들이다.


① 비꼬는 말 하지 않기 

② 여자친구와 싸울 때 ”왜 울어?”라는 폭력적인 말 하지 않기

③ 통화는 기본 30분 이상 하기

④ 통화할 때 핸드폰으로 딴짓하지 않기

⑤ 여자친구의 사랑 표현을 더 이상 갈구하지 않기

⑥ 여자친구의 말투(단답형)를 문제 삼지 않기

⑦ ”지친다”거나 “실망스럽다”와 같은 상처 주는 말 하지 않기

⑧ 여자친구가 말을 할 때 딴짓하지 않고 눈 쳐다보고 귀 기울이기

⑨ 여자친구가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할 때 무조건적인 위로해주기

⑩ 여자친구가 “우린 너무 안 맞아”라거나 “어떻게 남자친구가 그럴 수 있어?”라는 말할 때 상처받더라도 곧바로 잊어버리기

⑪ 기분이 상했을 때 폭력적인 방식으로 쏘아붙이지 않고 정중하게 말하기

⑫ 평소에 말투는 항상 상냥하게 하기


위 혼잣말 제목들은 과거에 반복적으로 다툼의 원인이 되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체화되어서 더 이상 예전의 행동을 반복하지 않는다. 나는 더 이상 여자친구에게 “왜 울어?”라고 말하지 않고, 대화할 때에는 여자친구의 말에 귀 기울이며, 여자친구가 내게 시니컬한 말을 해도 웃어넘긴다. 그래서 관련 제목들을 목록에서 삭제했다. 여러분도 더 이상 동일한 내용으로 싸우지 않는다면 그 혼잣말 제목을 리스트에서 삭제해도 좋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내가 더 이상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인지 확신하기 위해선, 여러 번 싸울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싸울 때 내가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아야만 혼잣말 제목이 완전히 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오랫동안 싸우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더 이상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거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지친다”는 말로 여자친구에게 싸울 때마다 상처를 주었다면, 이후에 계속 싸울 때마다 “지친다”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제목을 리스트에서 삭제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오랫동안 싸울 기회를 갖지 못해 내 행동을 테스트하지 못했는데도, 내가 더 이상 “지친다”는 말을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건 잘못된 확신이다.


실제로 나는 싸우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자친구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기’라는 제목을 삭제한 적이 있다. 단지 싸우지 않는 기간이 길어졌을 뿐인데, 나는 이제 더 이상 여자친구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고 착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후에 여자친구와 신경전을 벌이다 여자친구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그 뒤로 나는 위 혼잣말 제목을 다시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자신의 행동이 완벽히 변화될 때에만 혼잣말 제목을 지워야 한다. 이렇게 혼잣말 제목을 지워가다 보면 나중에는 혼잣말 제목이 줄어든다. 예전에는 20개를 훌쩍 넘었던 나의 혼잣말 제목은 지금 10개밖에 되지 않는다. 또 예전에는 매일 혼잣말 제목이 수정되고 추가되었는데, 이제는 싸울 일이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 더 늘릴 일도, 줄일 일도 딱히 없다. 여러분도 완전히 새로운 행동 패턴을 체득하게 되면 혼잣말 제목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여러분은 이전과 다른 커플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전 22화 도움이 되는 생각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