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13]아이들에게 필요한 하루 20분

강쌤과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by 해피강쌤

객관식 문제를 잘 푸는 여학생이 있다. 거의 100%에 가까운 정답률을 보이는 그 아이에게 객관식은 언제나 풀어볼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주관식이라면, 서술형이라면 전혀 달라진다. 틀리는 게 아니라 아예 못푼다. 풀어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과연, 아이의 학습은 이대로 괜찮을까?

객관식 문제를 풀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남학생이 있다. 문제를 푼 시간 만큼 오답 풀이를 하는 그 아이는 그러나, 주관식과 서술형이 나온다고 연필을 내려놓지 않는다. 내용도 형식도 맞지 않는 답을 반드시 푼다. 드디어 자신만의 생각을 보여줄 시간이라도 온 것처럼 유쾌하게 답을 써내려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아이의 학습, 이대론 안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챗지피티와 대화하기 위한 프롬프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챗지피티가 엄청난 건 알겠는데, 그 엄청나고 대단한 챗지피티에게 질문을 못한다면, 과연 그대로 괜찮을까?

교육 격차로 인해 생기는 소득 격차빈부의 격차를 불러일으킨다. 빈부 격차의 결과는 사회 갈등과 분열이다. 여기에, 사고 격차까지 더해진다면?

자신의 생각을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은 사람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챗지피티와의 대화에서도 똑같을 것이다. 깜빡거리는 커서를 껌뻑거리며 쳐다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으로, 우리 아이가 자라나길 원하는 부모는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교육과 소득, 빈부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의지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고 격차는 의지대로 결과가 생각보다 빠르게 나올 수 있다.


이다!

책이 좋은 건 알지만 안 읽는 아이라면? 같이 읽으면 된다. 같이 읽었는데, 읽기만 하고 기억을 못한다면? 글로 쓰면 된다. 글쓰기도 쉬운 게 아니라면? 따라 쓰면 된다.

가족이 함께 따라 쓰기에 가장 좋은 책은 바로, 고전이다!

명심보감도 좋고, 논어도 좋고, 장자의 한 문장, 공자의 한 문장, 뭐가 됐든 다 좋다. 여백이 가득한 고전 속 한 문장은 가족이 모여 생각을 확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고전을 읽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떤 부분이 가장 이해가 어려운지, 반대로 어떤 부분은 확실히 알겠는지, 그렇게 한 마디씩 주고 받는 하루의 20분이 모여, 아이의 사고는 평균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다.


아이의 사고 격차를 줄이는, 뛰어넘는 가장 확실한 고전을 뭐가 됐든, 지금 바로 펼쳐서, 아빠의 한 구절, 엄마의 한 구절 그리고 아이의 한 구절을 무엇이든 그려질 수 있는 아이의 새하얀 스케치북에 함께, 그려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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