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23]투표를 위해 필요한 선정과 선별

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by 해피강쌤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도 줄이 조금만 길면 과감히 포기한다. 하지만 투표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긴 줄은 기꺼이 선택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투표권은 행사하고 싶기 때문이다.

최선이든 차선이든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이 바로 투표다. 최선과 차선의 공통점은 바로 선택이다. 선택에 대한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다.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의무에 가까운 권리다.

선택을 공통 요소로 둔 단어가 있다. 선정(選定)과 선별(選別)이다. 적합한 하나를 최종적으로 정할 때 우리는 그것을 선정한다고 표현한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의미로, 가려내는 과정이 강조하는 단어로 선별을 쓴다.


선정은 여럿 가운데 목적 도는 용도에 가장 적합한 대상을 골라 정하는 행위입니다.

<행복한 논술> 초등 6월호


선별은 여럿이 섞인 가운데 필요한 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상을 일정한 기준으로 나누어 가려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행복한 논술> 초등 6월호


장학생은 여러 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하거나 품행이 단정하다는 등 일정 조건에 맞는 적합한 학생을 선택하기 때문에 '장학생 선정'이 올바른 표현이다.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을 가려내는 '불량품 선별'도 분업화된 생산 현장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쓰이는 경우가 각각 다른 선정과 선별은 같은 상황에 동시에 쓰이기도 한다. 일정 점수 이상 취득한 학생을 선별하고 면접 시험을 치룬 다음 그 중 일부를 합격자로 선정하는 대학 입학 시험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오늘, 우리 동네 투표소의 긴 줄을 통해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정책 대신 헐뜯기로 시끄러워진 점도 분명 있었지만, 그 속에 후보자들의 공약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나름의 기준으로 선택하면 될 일이다.

일상 생활에서 선정과 선별이 함께 쓰이는 것을 투표에 적용해 보자. 홍보물을 중심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을 먼저 선정한다. 그리고 최종 후보 선택을 위해 절대 아닌 후보를 가려내는 선별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선별된 후보 중 최선 또는 차선의 단 한 명을 선정한다.

늦은 밤 또는 새벽 21대 대통령의 당선자가 발표될 것이다.선택을 받은 당선자(當選者)는 기쁘지만 무겁게 당선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당선되지 못한 자는 아쉽지만 역시나 무겁게 패배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종이 한 장에 담겨 있다. 선정과 선별 또 다시 선정하는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쳐 선택한 후보의 자리에 꾹 눌러 찍은 도장이 종이 한 장에 담겨 있다.

고작 종이 한 장이지만, 모이고 모인다면 바꿀 수 있는 것이 다수결의 힘이다. 투표가 종료되고 개표가 시작된 지금, 모든 후보는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을 느끼는 것이 그들의 할 일이다.

우리집 초등 6학년 막내가 줄곧 묻는 질문이 있다. 정치인 중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지. 착하다고 좋은 게 아니고, 나쁘다고 안 좋은 게 아닌 것이 정치일 수 있다. 착한 정치인나쁜 정치인을 구분하는데 선악은 적절한 기준이 아니다.

대신,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을 먼저 선정하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어떤 것을 가려내는 선별을 통해 정치인을 판단하고 선택해 보자. 여전히 어렵지만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선정과 선별일 수 있다.

오늘 하루 유권자로 애썼던 우리 자신을 칭찬하며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시민의 힘을 또 열심히, 키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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