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38]갑오징어의 보호색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by 해피강쌤

파충류 중 도마뱀류에 속하는 카멜레온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카멜레온의 가장 큰 특징은 보호색, 즉 색을 바꾸는 능력이다. 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한 멋진 위장술의 하나로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의 능력이 나에게도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본다. 나를 감추고 싶을 때 또는 내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경우, 보호색이 나에게도 존재한다면, 상상만으로 마음이 가볍고 편안해진다.

땅 위에 카멜레온이 있다면 바다에는 갑오징어가 있다. 오징어는 뼈가 없는 연체동물에 속한다. 흐물흐물, 흐느적흐느적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오징어? 하면 제일 먼저 먹물이 떠오른다. 시커먼 먹물을 뿜어내고 황급히 도망가는 오징어, 10개나 되는 다리에 빨판이 있지만 정작 빨리 움직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바닷물이다. 바닷물을 흠뻑 빨아들여서 몸통을 부풀린 뒤, 다시 밀어내는 힘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먹물은 싫지만 오징어는 맛있다. 사람들을 위한 식재료로 희생되어, 식탁에 오르느라, 1980년대까지 6만 톤 잡혔던 오징어의 양이 최근 5000톤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잡기도 했지만 환경의 영향을 받은 탓도 있다. 기후 변화로부터 안전한 종은 어디에도 없고, 오징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연체동물에 속하는 오징어 중, 갑오징어가 있다. '갑'이라는 글자는 말 그대로 단단한 갑옷을 뜻한다. 갑옷을 입은 것과 같은 생김새로 인해 갑오징어가 된 그 갑오징어는, 뼈처럼 보이는 단단한 석회질 갑판이 있을 뿐이다. 오징어에 있는 연골 같은 내각 대신 단단한 갑판으로 무장한 갑오징어는 '바다의 카멜레온'이라는 별명이 있다. 이유는? 보호색 때문이다.


갑오징어의 보호색은 무지개빛이다. 벌써 예쁜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색과 은색으로도 변신할 수 있다. 얕은 곳을 좋아하는 갑오징어는 우리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내 앞에 금색의 갑오징어가 있다면? 무지개빛의 갑오징어가 헤엄치고 있다면? 얼마나 예쁠지 상상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갑오징어의 보호색도 카멜레온과 같은 이유로, 나타난다. 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보호색으로 변신하지만, 사냥을 위해 색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보호색으로 자신을 숨기고 살금살금 다가가 새우나 작은 물고기를 사냥한다. 분명한 이유가 있는 그 보호색이 우리 눈에는 바다속 풍경과 함께 신비하고 예뻐 보인다.

카멜레온은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서도 보호색을 사용한다. 위험할 때는 어두운 색으로, 편안하고 기분이 좋을 때는 연한 색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카멜레온과 마찬가지로 적에게 노출되어, 위험을 느낄 때는 어두운 색으로 바뀌고, 짝짓기처럼 기분이 좋고, 자신을 보여주고 싶을 때는 밝고 화려한 색으로 변신한다.

카멜레온과 갑어징어의 보호색은 생존을 위해 사용되지만 감정의 표현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감정의 표현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감정 표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감정을 표현 못한다고 큰일이 날까? 싶지만 큰일이 날 수도 있다. 마음이 병들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것저것 따지고, 배려하느라 기분 따라 감정을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 우리에게도 바다의 카멜레온이라 불리는 갑오징어처럼 보호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 대신, 색으로 전하는 감정이 나와 상대방을 위해 더 좋을 수 있다. 보호색은 결코 나를 숨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카멜레온의 보호색, 갑오징어의 보호색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보호색은 어쩌면 건강한 마음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카멜레온과 갑오징어의 보호색을 이야기해 본다. 자유롭게 색을 정해본다. 자유롭게 정해진 색으로 현재의 감정을 표현해 본다. 감정을 말이 아닌 색으로 표현했을 경우, 좋은 점은 무엇일지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 바로, 논술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00-037]인공 지능에게 예절이 필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