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61]비윤리적인 동물 실험, 이제는 멈춰야

강쎔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by 해피강쌤

아이도 셋인데, 함께 지내는 동물도 둘이다. 함께 지내는 생명체가 많아 복잡하지만 따뜻하다. 우리집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집 밖의 생명, 동물들에게도 점점 커지고 있는 중이다. 눈에 보이는 길고양이 한 마리에 마음이 쓰이고 귀에 들리는 동물과 관련된 모든 뉴스에 신경이 쓰인다.

동물 학대에 분노가 생긴다면 동물 실험에는 자꾸만 의문이 생긴다. 학대도 아니고, 불법도 아닐텐데 동물이 오로지 인간을 위한 도구가 되어 고통받는다는 사실이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개인적인 불편함으로 동물 실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나와 달리, 좀 더 명확하고 공식적인 이유로 동물 실험을 중단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이 지난 6월 멸종 위기종인 투구게의 혈액 채취 실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해마다 약 100만 마리의 투구게가 실험에 쓰이는데, 그중 많은 수가 버려지는 과정에서 죽기 때문이다.



푸른 피의 투구게


기사가 아니고, 논술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투구게, 투구게는 무려 4억 5000년 전부터 살아왔다. 지구에 살았던 기간만큼 놀라운 것은 투구게의 푸른 피다. 헤모글로빈 대신 헤모시아닌으로 만들어진 투구게의 파란 피에는 바이러스나 곰팡이 등이 침입했을 때 젤리 같은 혈전을 만들어 감염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변형 세포가 있다.

투구게에서 뽑아낸 파란 피로, 의약품과 백신이 오염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인간의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매우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릴 만큼 오랜 시간 이 땅에 살고 있는 투구게는 네 번의 대멸종도 이겨낼 만큼 생명력이 강했지만 현재 '위기 근접종'이 되었다.

투구게는 알을 낳기도 전에 연구실로 잡혀와 강제로 채혈 당한다. 투구게는 피를 뽑는 중에 죽거나 , 바다로 돌아가 죽는다. 죽지는 않았지만 산란을 못해 번식이 어려워 투구게 전체가 멸종과 가까워지고 있다.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은 투구게뿐만이 아니다. 2억 마리가 넘는 동물이 인간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고 버려지며, 사라지고 있다. 가장 많은 쥐를 포함해 물고기, 기니피그, 돼지, 원숭이, 개 등의 동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실에서 살아 있는 생명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술의 발달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어쩔 수가 없다'가 동물을 도구로 쓰는 것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아니다. 유전자를 중심으로 복원과 복제가 더이상 상상의 영역이 아니게 된 현재, 지금까지의 동물 실험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


엄격한 윤리 기준 필요


투구게와 같은 절지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감히, 단정할 수 있을까? 우리와 다른 여타의 동물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고통을 느낄 것이다. 살고 죽는 것은 모든 동물, 나아가 생물에게 적용되는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투구게의 경우, 투구게 한 마리에 30%의 피를 뽑는 기존의 채혈 양을 줄여본다면, 적어도 채혈 중에 투구게가 죽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비동물 실험법으로 대체


인체에서 채취한 세포를 이용해 3D 세포 배양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비용이 많이 들고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정확하고 정밀한 약물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그 외에 오가노이드, 장기 칩, 인공 피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을 동원한 비동물 실험법이 있다. 불필요한 동물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비동물 실험으로의 대체가 시급하다.

궁극적으로 건강과 생명을 위해 필요한 동물 실험이, 생명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비극 내지는 모순에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한해 5억 마리의 동물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실험기구와 똑같은 도구로 취급받으며 고통받고 있다. 모든 것이 다르고 달라보이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음을 기억하자. 그들 모두는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는 사실을!


수업이 끝날 무렵,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투구게가 불쌍하고, 투구게한테 미안한다는 아이의 순수함이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 어른인 나에게 죄책감으로 남겨졌다.


인간의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동물 실험을 당장 중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실험실에서 울부짖는 원숭이의 몸부림과 절규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어른인 우리가 눈과 귀를 닫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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