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채널 ENA를 통해 지난 7월 방송된 드라마 <아이쇼핑>에서 아이는 child,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를 뜻한다. 동명의 웹툰을 소재로 만들어진 이 허구의 드라마는, 부모와 브로커 조직에 의해 아이들이 불법으로 거래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쩌면 완벽한 허구는 아닐 것이라는 불길한 섬뜩함이 느껴진다.
선별 출산 유전자 검사를 허용해야 할까
오키드헬스(Orchid Health)'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배아의 유전체를 분석해 1200여 가지 질병 발병 가능성을 에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술로,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골라 낳을 수 있는 유전자 선별 출산이 더 쉬워졌음이 분명하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본인을 포함한 가족 모두를 괴롭힌다. 그러한 이유로 미래에 태어날 아기에게도 건강은 더없이 중요하다. 기존에 다운증후군 등 단일 질병을 예측하는 것에서 확대해, 신경 발달 장애나 암,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떤 예비 부모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기술은 건강뿐만 아니라 똑또한 유전자도 선택할 수 있다. 유전과 환경 중 무엇이 아이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쟁과 상관없이 선택할 수 있다면 이왕이면 똑똑한 유전자를 선호할 것이다.
건강하고 똑똑한 유전자를 골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이 기술에 대해 찬성과 반대, 각각의 이유를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언제나 그렇듯 51 대 49의 팽팽한 대립에서 무엇이 다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인지 선별해 보겠다.
사회 전체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어요. 출산율도 높아져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선진국이 포함된 대부분의 국가는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다. 국가의 기반마저 위협하는 인구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저출산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국정 과제일 것이다. 이 때 질병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안심하고 출산을 선택한 부모들이 늘어난다면 분명 저출산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는 방어책이 될 수 있음은 확실하다.
유전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 의료비를 대부분의 현대 국가에서, 특히 복지 국가에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함께 부담하고 있다. 부담의 정도가 크든 작든, 이 기술의 확대 사용으로 사회 전체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이름을 알린 배우 정은혜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지적 장애를 동반하는 다운증후군의 배우 정은혜의 연기를 통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다.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자매의 재회에서 우리와 다른 생김의 다운증후군은 그 어떤 외모보다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생명 존엄성을 훼손하고, 사회 불평등 문제도 생길 수 있어요!
건강한 아이를 낳으면 좋지만, 그것이 죄악은 아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불행도 아니다. 불운일 수 있지만 그것을 이유로 물건을 쇼핑하듯 유전자를 골라 출산을 하는 것은 분명히 생명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윤리에도 어긋난다.
검사부터 비용이 드는 이 기술을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없다. 약 350만 원 정도의 높은 비용은 거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보편화 전까지 부유층에서만 이용될 것이 분명하다. 저소득층의 예비 부모들은 유전 질환이 있음에도 검사조차 할 수 없는 현실과 비교했을 때 이는 분명 사회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주제는 많은 질문을 담고 있다.
'태아'라고 불리기 전 '배아'를 대상으로 검사하는 이 기술은 다시금 '태아'의 지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디서부터 생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에서 다수가 합의하는 '8주'를 기준으로 그 이후 잠재적 생명권이 보장된 '태아'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잠재적'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생명권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배아'는? 수정란의 세포 분열을 거쳐 발달하는 초기 단계라는 의학적 설명은 잠시 잊자. 그로 인한 법적 지위도 생각하지 말자. '8주'와 '9주'는 그저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정한 기준일 뿐이다. 무엇이 생명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정답은 아니다.
유전과 환경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혹은 무엇의 영향을 더 받는 것일까?
기술의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할 것인가, 혹은 기술이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쓰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시, '선별 출산 유전자 검사'라는 주제로 돌아와 궁극적으로 이 기술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 주제를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자. 더 나은 미래를 살아야 할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생들을 포함한 어른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좋은' '출생'을 뜻하며 그리스어를 조합해 만들어진 '우생학'이 불현듯 생각난다. 유럽을 주된 무대가 된 백인들의 세상을 꿈꿨던 프랜시스 골턴으로부터 시작된 우생학 그리고 인종 차별은 지독히 많은 분쟁을 낳고 있음을 기억하자.
더 나은 인류를 위한 당의에 과학이 19세기처럼 악용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유전자 선별 출산에 대한 당신의 선택은?
어떤 경우든 찬성이 있다면 반대가 있기 마련이다. 나의 주장만을 펼치기보다 상대의 주장을 경청하고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이해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토의하는 마음으로 토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