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행동이 정확하다.
외도 대처를 위한 손자병법
한 여름밤이면
개구리울음소리가 물소리로 들렸지.
갈대가 자라고 연꽃도 피었다 지는
물빛공원엔
개구리도 살고 있었겠지.
개굴개굴이
돌멩이 위를 데굴데굴 구르는
물소리 같았는데.
지네들끼리는
사랑의 세레나데였다네.
개구리와 난
별종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증거야.
사람과 사람사이
주고받는 말인데도
외래어로 들릴 때가 있어.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란 말은
아직도 헛갈리거든.
어느 날,
남편이 금욕주의가 되었어.
비구승도 아닌데 말이야.
궁금해서 묻게 되지?
"당신 요즘 많이 피곤한가 봐?"
"전립선 비대증이야."
부부관계는 안 해도
자신은 탈이 없다는 말대신
하는 말이었단 걸 나중에야 해독했지.
덤으로 요즘 회사 일이 많다는 둥
온갖 사연이 줄줄이 이어졌어.
거짓말하면 변명도 줄사탕으로 달리거든.
그러면서 별거 아닌 일로
시비를 걸더니 대화도 없어지더라고.
그런가 보다 넘기는데 불쑥 던지는 말이
가관이었어.
"오래된 부부는
다들 부부관계 안 해."
누가 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지레짐작으로 미리 다짐을 주더라고.
마누라한테 쏟을 정력이
남아 있지 않다는 말 대신
하는 말이었다는 것도 나중이라는 게
애석했지.
"요즘부부들 각방 써는 게
더 편하다잖아."
맘도 몸도 사람은 한 곳으로
흐른다는 말이란 걸 알면서도 흘렸어.
이렇게 다들 사는구나 당연하게 여기게 하는
가스라이팅이었으니까.
부부는
칼 침대에서도 편하게
자는 사이잖아.
쌍더블 침대인데도 나란히 눕는 날이면
허리가 아프다네?
결단코 나는 묻지도 않았던 말이지.
등 돌리고 자기 위한 핑계란 것도 알아.
암튼 한 지붕 밑에 동거인이 하는 말이라
관계상 위험신호란 의미란 거쯤
난들 몰랐겠어?
"우린 안 맞아!"
툭하면 이혼하자는 말
전주곡이었지,
결혼하자며 덤벼들던 이유랑 같은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
말과 뜻이 다르면
본심은 숨긴다는 것쯤 알고 있는데.
암튼 마누라는
남편에겐 멍청하게 보이는
이상한 현상이 안타까울 뿐이야.
언제부턴가
트집 잡고, 취향이 달라지고
갑자기 잘하다 불쑥
화를 내곤 했지.
정서가 불안해진 증거지.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말하는 존재거든.
수상하다 싶음 쿡! 찔러보면
심장 눌린 개구리처럼
펄쩍 뛸 수도 있어.
사전 제압이지.
모른 척 똑똑하게 묻지 마?
요즘 당신 좀 이상한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당연히 무슨 일 있었지.
라는 말을 기대하며 한숨을 푹 쉬어봐.
의부증 환자로 몰릴지도 모르니.
그저
피식 웃어 보이는 게 쉽더라고.
바보인 척하는 거지 뭐.
그럴 땐
육감을 믿게 되지.
마누라 육감은 귀신도 혀를 내두른다잖아.
무슨 말을 하든 흘려버리고
행동을 채킹 하는 거야.
속이는 사람 특징은
상대방과 눈을 못 맞추지.
밤샘을 한 것처럼
다크서클이 선명해지고
폰만 보면 슬며시 미소가 번지고.
집에 오면 폰을 끄든지 진동이야.
이 핑계 저 핑계로
혼자 있는 시간을 원하지.
그리고 체취도 변해.
외도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취도 변질시킨다잖아.
이유야 어찌 되었든
부부관계 시에도
뭔가 다르지?
아무리 감쪽 같이 속여도
숨길 수 없는
허점이 드러나니까.
외도의 종류도 다양하겠지만
증세는 비슷하더군
분명한 건
영악하지만 허술한 것이
거짓의 실체야.
다들
그렇게 살진 않아.
행동이 말보다 더 정확하게
실체를 보여준다는 걸 잊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