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startec.com
캐나다에 와서 기나긴 겨울 동안
곰이 겨울잠을 자듯 먹고 웅크리고만 있다가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여기저기가 무거워서 운동을 시작한 지 이제 4주 정도가 되었다.
한국보다 싸고 좋은 먹을거리를 여기서 즐기듯(우유, 아이스크림, 식빵, 바나나, 떠먹는 요구르트, 핫도그 정도??)
운동 역시 커뮤니티 센터가 워낙 잘되어 있기에 고르는 데 시간이 걸렸다.
YMCA가 다른 곳에 비해 4 식구 등록비가 훨씬 싸고 시설도 좋고 여러 운동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기에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등록을 했다. 내가 사는 곳에도 YMCA가 여러 군데 있는데 startec. com 이 가장 가깝기도 하지만 2018년엔가 공사를 해서 가장 깔끔했다.
수입이 없는 학생 신분이기에 재정 지원을 받아
온 가족이 등록을 하게 되었다. 가족이 함께하면 할인이 많아 캐나다는 가족단위의 운동을 참 열심히 하는 나라라는 느낌이 들었다. 수영을 한국에서도 4 식구가 같이 다녔는데 한국의 1/3 가격에 온 가족이 저녁마다 수영 아니면 요가 헬스를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니.. 시설 또한 엄청 좋아서 매일 오고픈 곳이기도 하다.
1층엔 도서관과 요리수업을 할 수 있는 키친이 있는데
평일 저녁에 아이들이 반죽을 하는 걸 보니 쿠키나 빵 등을 만드는 모양이었다. 다음번엔 그 강좌도 수강해 볼 생각이다.
운동하러 온 김에 도서관에 들러 회원카드도 만들고 무슨 행사를 진행하나 훑어보다 한국어로 된 책이 3권이나 한 책장에 꽂혀 있어 얼마나 반갑던지..
캐나다는 도서관이 동네 카페처럼 작은 사이즈로 여기저기에 있다. 런던 시만 해도 이 작은 도시에 16개가 넘는 지점이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도서관에 가면 책장이 별로 없다고 느꼈는데 지점이 여러 개라 그런가 보다. 아이들 관련 행사도 다채롭게 하고 있어 아들 둘 3D 프린터로 만들기 수업을 보냈더니 아들들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등을 만들어서 너무 재미있었단다.
캐나다에 살면서 가장 이루고 싶은 건 아카데믹한 영어보다 실생활에 지장 없을 정도의 영어 스피킹을 하는 것이기에 행사를 둘러보다 새로 이주해 온 new comer를 대상으로 하는 회화수업에 등록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1층 수영장 오가는 복도 옆에 커다란 아이스링크장이 있어 보통은 하키를 하는 학생들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링크에서 스케이트를 배우기도 하고 피겨스케이트 연습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 경기가 있는 시간이면 경기장 주변을 빙 둘러 가족들이 응원하는 모습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같이 경기 관람을 하게 된다. 하키에 진심인 캐나다답다.
1월에 맨 처음 구경 온 날이 토요일 오전이었는데 아들 있는 집은 주말이면 모두 커다란 하키 가방을 들쳐 매고 YMCA로 모이나 싶을 정도로 주차할 자리가 찾기 힘들게 사람이 많았다. 아이들의 경기를 빙 둘러 서서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아빠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1층 오른쪽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다. 한국에서처럼 매일 씻고 물을 펑펑 썼다가는 수도요금 폭탄을 맞는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사실 씻으러라도 매일 가려고 노력하는 곳이다. 늘 그렇듯이 가기 전엔 오만가지 이유로 가기 싫은 곳이 운동하는 곳이다. 몸에는 안 좋지만 입에는 즐거운 피자나 콜라 햄버거 등을 먹을 땐 처음엔 좋지만 먹고 나면 늘 후회가 따라온다. 그러나 끝날 때 좋은 게 진짜 좋은 거라는 거 수영하면서 매일 느낀다. 끝나고 나올 때는 어깨도 덜 아프고 체온도 올라가서 힘이 번쩍 난다. 저녁을 먹고 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 나른하고 하루의 피로가 훅 오는 느낌이라 졸린데 "씻고만 와야지." 하는 다짐으로 집을 나선다. 그런데 씻고 나면 씻은 김에 "발차기만 몇 바퀴하고 갈까?" 하고 마음먹는다. 그러다 40분 이상은 하게 되는 운동이다. 몸에 힘을 빼고 누워서 평영 발차기만 하는 것도 고요하고 힐링이 된다. 물속에 있으면 메시지도 메일에서도 해방이라 디지털 디톡스가 가능하고 고민도 다 잊어지기에 진정으로 자유를 느낀다.
수영장 깊이가 25미터라 살짝 아쉬웠는데 한쪽은 깊이가 3미터 가까이 돼서 한국에선 못 즐긴 잠영과 입영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수질 또한 한국에서 다니던 곳에 비하면 너무 깨끗해 관리 비법이 궁금했다. 수모도 안 쓰고 수영복도 제대로 안 갖춰 입고도 자유롭게 수영하는 모습이 낯설고 신기했고 씻는 곳도 프라이빗한 칸막이가 있어 좋았다. 단지 처음 갔을 땐 가운과 슬리퍼를 챙겨가지 않아 맨발로 씻고 탈의실 옷장까지 가는 게 까치발을 들고 다 씻은 발이 더러워 질까 노심초사했던 게 불편했다. 우리는 샤워장과 탈의실이 분리되어 있는 방면 여기는 신발을 신고 한 번에 다닐 수 있게 통합되어 있는데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몰랐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2층에서는 무료로 실내 트랙을 운영하고 있어서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즐비하다. 겨울엔 걷기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기에 실내 트랙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2층은 헬스장에 연결된 공간 빼고는 무료 개방이기에
댄스 수업이나 요가 등도 걷기 트랙과 마찬가지로 시민에게 무료로 진행한다.
요가와 필라테스는 한국에서도 배웠는데 캐나다 요가는 한국의 하타 요가와는 종류가 달라 생소했다. 일반요가 수업은 운동량이 너무 적어 지난주부터는 체어 요가수업을 듣는데 믿음의 상징인 인도여자분 수업이 생각보다 운동량도 많아 1시간이면 땀이 쭉 난다. 영어 듣기 시간인가 싶을 정도로 영어로 요가 동작을 듣고 따라 하는 건 참 생경한 경험이었다. 영어도 배우고 운동도 하는 1석 2조의 시간에 호흡까지 해서 명상의 시간까지 챙길 수 있어 정말 추천한다. 게다가 이 알찬 1시간이 무료라니.
아들들과 거의 매일 저녁 가는 곳이라 캐나다에 사는 2 달반 동안 누리는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제 봄이 살랑살랑 손짓을 하니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날도 가까워 오고 있어 기대가득이다. 6개월은 진정 따사롭고 이상적인 날씨라 하니 피크닉의 계절이 시작되겠지!!
- 매일매일이 여행 같은 이국적인 일상의 풍경과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