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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Apr 07. 2024

어둠이 무서운 진짜 이유

엄마도 잠 좀 자자

어릴 적 나는 머리만 대면 잘 자는 아이였다.

언제부터인가 자다 깨면 잠이 안 드는 불면의 나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일정한 시간에 못 자면 잠을 못 자기도 하고

화장실에 가려고 깨면 잠 못 든 적이 많아

이제 그 시간이 되면 알아서 깬다.


1시 47분..

요즘 내가 자꾸 깨는 시간이다.

남아 있는 할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다 다행히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잠들기 전 아들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에 그 시간이 소중한데 며칠 전

어둠 속에선 혼자 잠이 안 와서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해 생각한다는

큰아들의 말이 생각이 났다.


"엄마 내가 지금 사는 세상이 진짜가 아니고

죽고 난 다음 세계가 진짜인 거 아니야? 그럼 지금 세상은 너무 의미 없는 것 같은데..."


'이 무슨 철학적인 멘트인가? 열심히 살기 싫으니 슬쩍 핑계를 대는 것인가?'

생각하며 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엄마가 먼저 죽으면 이 세계에선 엄마를 못 보는 거잖아. 엄마가 먼저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게." 하며 엉엉 우는 게 아닌가

평소 눈물도 많고 공감력이 뛰어난 큰 아들은 엄마를 심히 사랑한다.


그러더니 울면서

"엄마! 내가 혹시 먼저 죽으면 엄마도 따라 죽어줘!

이 말에 빵 터져서 웃고 말았다. 소설 소나기인가? "엄마는 오래오래 살 건데? 왜 같이 죽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며 아들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했다.


"엄마도 할머니처럼 일찍 죽으면 안 돼."

라고 말하는 아들을 보며


'너무 어린 나이에 죽음을 가까이에서 겪어

어둠이 두려운 거였구나. 엄마가 아직도 스스로 못 자고 늘 재워줘야만 한다고 야단쳐서 미안해.'


아들과의 잠자리 대화는 늘 깨달음을 준다.

이유 있는 토라짐이거나 눈물이거늘 말하지 않아

몰라줬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어 소중하다.


육아는 버럭과 반성의 연속이라 했던가.

오늘 밤도 반성하는 엄마는 잠든 아들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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