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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Jun 27. 2023

원각경이 말하는 '자유自由'

#인문 #메타인문학 #자유

원각경이 말하는 '자유自由'


대승불교의 경전인 원각경圓覺經은 글자처럼 원만한 깨달음을 담은 경전이라는 의미이다. 한국 불교의 소의경전(교과서)의 위치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인도 산크리스트어 원전이 없어 7세기경 중국에서 불경을 발전적으로 해석한 경전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중 잘 알려진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의 일부를 보자. 서구인들은 이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지도 흥미로운 면이 있어 영문도 같이 병기합니다.


선남자여,

깨달음을 성취한 보살은

법에 얽매이지도 않고,

법에서 벗어나기를 구하지도 않으며,

나고 죽는 것을 미워하지도 않고,

열반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계를 지켜 수행하는 것을

공경하지도 않고,


계를 지키지 않는 것을

미워하지도 않으며,

오래 공부한 이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처음 공부한 이를

업신여기지도 않나니,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이 다

온전한 진리 가운데 있기 때문이니라.


Kind man,

Bodhisattva who found the truth

is'nt bound to the law,

either doesn't escape from the law,

doesn't hate either live or death,

doesn't like Nirvana,

doesn't respect the training which observes the commandments,


doesn't spite you for not observing the commandments,

either doesn't love or hate because of your years of studying...

Because all these are the holy truths.


이 말의 요지는 '드넓은 긍정'이다. 이 사소한 시비와 분별들 모두가 온전한 진리 가운데 있는 진리의 속성들 (원리적 현상)이니 염려하지 말고 그대로 긍정하라는 말씀이 아닌가? 그럼으로써 사소한 분별은 의미가 없어 사라진다는 뜻이다. 모든 존재와 현상의 기본적 긍정을 말한다. 그러므로 드넓은 관용의 세계이다.


모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작은 시비심과 분별심들은

무가치한 것들인 동시에

모든 번민의 주인공들이니

이것을 바로 보고 직시할 때

이들은 의미 없는 것이 되어 사라지니

번민은 작아져 사라지고

긍정의 세계는 넓어져 커진다는 말씀이다


마지막 구절이 압권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이 다 온전한 진리 가운데 있기 때문이니라..'

모든 것이 원리 속에 있으니 어떤 것에든 구애 받을 까닭이 없다는 말이다. 인간이 가진 부족함과 편견, 무지와 번민도 그럴만한 이유(인연)의 결과이니 너무 따지지 말자는 말이다. 속된 관념을 뛰어넘는 자연법(불법佛法)의 세계를 말한다. 결코 쉽지 않지만 자기 것으로 소화할 필요가 있는 진리이다.


여기서 말하는 법法 곧 진리는 자연원리이자 자연법natural law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법法의 과학적 실체일 것이다. 우리가 자랑했던 민주주의도 자연법-합리에서 가져왔던 것이 아닌가? 우리의 역사는 이 합리를 몰랐던 것이 아니라, 명백한 합리를 권력에 의해 외면 해온 역사였다.

권력에 의해 숨겨져 온 성경의 원본original은 자연속에 감춰져 있다. 사라진 '말씀logos'은 이미 자연에 계시되어 있는 것들이다. 가려진 불법의 세계는 자연의 세계이다.


18세기에 재조명 된 자연법적 원리가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서도 세상을 이렇듯 빠른 시간 내에 변모시켰다. 자연만큼 큰 지혜와 위대한 스승은 없다. 모두가 여기서 났으며 모두가 지닌 이 공통의 언어가 희망이 되리라 본다. 그 지혜를 읽어 내는 효율적 수단이 오늘날의 과학이며 과학적 방법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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