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덩어리
아빠는
갓난쟁이 내가 하도 별나게 많이 울어서 새벽에 쓰레기 가져오시는 아저씨께 데려가라고 하셨다
그렇지만 겨울에 양치질하면 춥다고 방에 물 떠오셔서 양치를 시키셨다
평소에는 양복점일을 하셔서 주일 아침에 배드민턴을 함께 쳤고
자전거도 가르쳐주셨다
중3부터는 오토바이도 타도록 가르쳐주셨다
(난 결혼 전까지 9년을 탔다. 몇 번 죽을 뻔했다)
딸아이 이가 가지런해야 한다고
“아빠! 이가 흔들려요 ”
하면 그때부터는 매일 불러서 내 이를 흔들어 빨리 빠지도록 도우셨다 어릴 적 그 일은 공포스러웠다
아빠 자전거 뒤에 자주 탔는데 늘 노래를 시키셨고
난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아빠는 보증을 잘못 서시는 바람에 부도가 났고
국민학교 5학년 2학기부터는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댁에서 동생과 공부를 해야 했다
아빠 때문에 피해를 입은 분들께 죄송해하시며 조금씩이라도 갚으면서 사셨다
아빠는 부산 거제도 이런 곳에서
막노동부터 광산 국화밭 벽돌공장 가리지 않고 일하셨다
올해 연세가 팔순이지만 지금도 일 하신다
아빠는 늘 열심히 일하시고
“우리 정아 대구에서 공부 못 시켜 미안하다”
하신다
차 뒤에 ‘어르신 운전 중’을 동생이 부쳐드렸는데
어르신 떼고 ‘운전 중’만 부치고 다니신다
아빠는 늘 긍정적이고 감사하며 사셨다
하지만 그 곁에서 고생하신 엄마도 존경스럽다
아빠의 일대기는 온통 가족과 친척
이웃들을 위한 삶으로 덮여있다
할머니께서 살아계실 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너희 아버지가 술을 안 마셔서 다행이지
술이라도 마셨으면
지나가는 까마귀도 불러서 술 받아 주었을 거다!! “
성경을 읽으면
온통 하나님의 일하심이 느껴진다
신이 인간을 위해 일 하심!!
그것도 신나게 땀 흘리며 즐겁게 일하심!!
숨이 차도록 일하시는 하나님
우리 아빠를 보면 그러한 상상은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