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무슨 일이…. 제8화

….. 언 겨울 장미 다섯 송이

by 홍이

아들 손에 장미꽃 한 다발이 쥐어져 있다

한눈에 여자 친구에게서 받은 것이란 걸 알았다

꽃다발을 들고 오는 사이

차가운 겨울밤을 못 이겼는지, 하얀 장미 다섯 송이는 얼어있었다

내일 아침이면 이 장미꽃잎들은 녹을 것이고, 이 찬란한 하얀빛은 바랠 것이다

하지만 뭐가 대수일까

그냥 아픈 남자친구에게 따뜻한 용기를 전하고 싶은 꽃보다 이쁜 마음이 있을 뿐이지 않겠는가

아들은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꽃이 싫다기보다는 꽃값이 아까워서이다

나도 젊은 날엔 꽃을 싫어했다 같은 맥락이었다

예배당의 화려한 꽃장식을 보면

‘저 꽃값으로 가난한 이웃을 돕지…‘

하곤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꽃을 가꾸는 이도 꽃을 파는 이도

모두가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

우린 꽃값을 지불하고 아주 특별한 날은 장미 한 송이 정도는 주고받는 게 좋은 것 같다

언 장미도 오늘이 최고의 날인 셈이다

‘메리크리스마스’ 스티커를 꽃다발에 달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무 살에 무슨 일이…제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