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igue vs in blood
아니 좋은 시라는 것이 좋은 시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시여야하고, 시가 시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은 글이어야하고, 글이 글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언어여야하고, 언어가 언어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관념이어야하고, 관념이 관념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정신 현상이어야하고, 정신 현상이 정신 현상이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현상이어야하고, 현상이 현상이기 위해서는 우선 세상이 있어야하는데 세상이 있는가 없는가를 논하기도 전에 좋은 시를 논한다는 것이 당최 말이나 되는 시도인가? 기반도 없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세계를 논하지 않을 것이라면 발 닦고 잠이나 자라.
그리고 애초에 세계라는 것 자체가 몇 가지 말이나 생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을 정도로 유동적이고 거대한 것이기 때문에, 세계를 논하는 것은 일종의 유희 -선잠이다. 학문은 과하게 진지해진 유희 -상대성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절대성에 인생을 거는 기괴한 태도다. 그런 유희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