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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용원 May 14. 2024

나나보조 이야기 233

-허울 대한민국 부역 서사-

팡이실이 숙의 서사 55     


     

숙의는 제국주의 반대말이다     


숙의 치유 요체는 평등 지향 상호작용이다. 의자가 일방적으로 환자에게 치유를 시혜하지 않는다는 약속이자 보장이다. 환자가 일방적으로 의자에게 치유를 간구하지 않는다는 선언이자 항전이다. 의학적 지식을 전유한다고 해서 의자에게 치유와 인생 전반을 지시할 권한이 주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숙의는 필연이다. 이 필연 숙의는 팡이실이(networking) 진리를 구현해 세계를 평범-평등-평화 대동으로 만들어 가는 으뜸 운동이다.   

  

필연 숙의는 그러므로 필연으로 제국주의 반대말이다. 일극 집중 체제로 일관해 온 앵글로아메리카 제국에 숙의는 살해 대상이다. 정착형 식민지를 세우는 과정에서 토착민을 멸절시킨 교리와 같다. 이 제국주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스라엘은 20세기에 앵글로아메리카 제국이 자행한 정착형 식민주의 전형이다. 그들은 지금 토착민 팔레스타인을 멸절시키고자 광분하고 있다. 이런 광란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증거가 분명하다.  

   

제국 USA가 통째로 뒤흔들리는 증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다. 제국 USA가 일방적으로 내보내고, 거기 동조하는 부역 국가 뉴스와 전혀 달리 전쟁은 러시아 손아귀에 있고 우크라이나는 패망을 직면하고 있다. 무기 성능과 비용에서 러시아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놀라운 곡절이 존재한다. 제국 USA가 패망한 일본 제국을 삼켜버린 1945년에 이 세계사적 사건은 고요하게 일어났다.   

  

일본 제국주의는 본디 짝퉁 제국주의다. 시기적으로나 능력 면에서나 생산자 제국 대열에 끼기 불가능했던 일제는 장사꾼 제국주의라는 잔꾀를 부릴 수밖에 없었다. 무역상과 은행이 결합해 이른바 하청부-줄여서 하청(下請)-제국주의 전략을 써서 저비용 고이득 제국으로 행세하게 되었다. 전후 짧은 시간 안에 고도성장을 하면서 위협 거리가 되자 겁먹은 제국 USA가 혁신을 가장해 일제식 하청 제국주의를 잽싸게 받아들여 버렸다. 

 

생산자에서 장사꾼이 되자 이윤은 폭증했지만, 하청으로 밀어버린 생산 능력은 신속하게 떨어졌고,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도 망가져 갔다. 예컨대 현재 미국 도로 상태는 제대로 보수하려면 몇백 년이 걸릴 만큼 엉망이다. 지배층은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로 이동하기 때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제국 USA는 궤멸로 기운다. 국력이 빠르게 상승하는 러시아, 중국, 인디아···가 다극 체제로 가는 길을 연다. 거대한 혼돈이 오고 있다. 

    

제국 USA는 일제라는 마약을 삼켰다.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죽어갈 때, 일제는 어떨까. 사실상 제국 USA와 일제 식민지인 대한민국은 어떨까. 이미 눈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이 정권은 무능하고 비겁해서 굴욕외교를 하는 게 아니다. 적극적·능동적으로 부역질을 일삼는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알 필요도 없는 부역자에게 공동체를 위한 숙의는 도리도리 질 대상일 뿐이다.  

   

누군가 말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숙의 서사를 마무리하면서 거대 담론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한 까닭과 잇닿아 있다. 나 같은 변방 무지렁이 부역자가 세계는 고사하고 나랏일에 무슨 이로움 더할 주제가 되겠나만, 내 팔 뻗어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고 믿으며 70년 가까이 살았다. 내 할 일은 고작, 마음 아프고 슬퍼서 삶이 는적는적 뭉그러지는 사람 부둥켜안고 울며불며 더불어 걸어가는 숙의 치유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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