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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Apr 30. 2024

대통령과 질문

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예고 없이 두 차례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방문해 각각 신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비서관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기자들과 짧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대통령이 기자들 질문을 받은 것은 2022년 11월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중단한 지 1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후 대통령실 이전의 주요 이유가 국민과의 소통 강화라고 역설하며 출근길 약식 회견을 약속하고 몇 개월을 이어갔다. 




그러나 방미 기간 중 대통령의 비공식 발언에 대한 기자의 질문 태도 논란 이후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뒤에는 신년 기자회견마저도 하지 않았다.




▲2017년 2월 18일. 퇴임을 이틀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남긴 말은 권력자의 언론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그는 “여러분과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물론 여러분이 발행한 기사를 다 좋아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관계의 핵심이다. 아첨꾼은 기자의 역할이 아니다. 제게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기자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칭찬하기보다는 냉철한 시각으로 봐야 하는 역할이다. 우리를 뽑아준 사람에게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직업이다. 여러분은 그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들이 있으므로 해서 백악관은 더 잘 작동했다. 우리를 정직하게 만들었고, 더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또 “언론의 자유는 위대한 민주정치 실험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라며 “충분한 정보를 가진 시민들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 권력의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전달자가 바로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이후로 지금까지 1년 반 가까이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짧은 문답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는 기자들이 충분한 질문을 할 수 없다. 국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국민들은 알권리가 있고, 국정 최고책임자에게 물을 권리도 있다.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지, 아니면 불통이 이어질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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