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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Jun 05. 2024

산유국(産油國)

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석유(石油)는 한자로 직역하면 ‘돌 틈으로 나오는 기름’을 말한다. 석(石)은 암벽에서 떨어져 나온 큰 돌덩이를 그렸고, 유(油)는 기름을 가리킨다. 중국 송나라의 과학자 심괄(沈括)이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석유의 영어 이름은 페트롤리움(Petroleum)이다. 그리스어로 암석을 뜻하는 ‘페트로(petro)’와 기름이란 의미의 라틴어 ‘올레움(oleum)’이 합쳐진 용어다. ‘특정 암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성 인화성 물질’을 지칭한다.




▲석유의 사전적 정의는 ‘땅속에서 천연으로 생겨나는 탄화수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연성 기름’이다. 보통 검은 갈색을 띤 액체인 천연 그대로의 것을 원유(原油)라 하고, 이것을 증류해 용도에 따라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아스팔트 등으로 분류한다.




석유는 오늘날 인류가 활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천연 에너지 자원 중 하나다. 수송 연료를 넘어 각종 산업에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모든 산업이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한 지 이미 오래다. 석유는 부(富)의 상징으로  ‘검은 황금’이 된 게다.




▲산유국(産油國)은 자국의 영토 및 영해에서 석유 원유를 생산하는 나라를 일컫는다. 보통 거대한 영토를 보유한 나라나 중동과 북아프리카 쪽 국가들이 산유국인 경우가 많다. 그중 세계 원유 매장량의 48%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 중동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세계 95번째 산유국 반열에 올랐다. 울산 남동쪽 동해 58㎞ 해상에서 발견된 동해 1ㆍ2 가스전 덕분이다. 1959년 첫 유전 탐사 이후 45년만에 ‘산유국의 꿈’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21년 말 동해 가스전의 고갈로 이 같은 지위를 상실했다.




▲이제 다시 산유국의 지위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실제 매장량을 확인한 뒤 2027~2028년쯤 공사에 들어가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석유와 가스를 100% 가까이 수입해야 하는 우리에겐 분명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허나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과거 실패했던 경험이 적지 않았기에 더 그렇다. 시추 작업과 시공을 거쳐 생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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