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꽃부리의 이야기 < 2025년 3월 7일>
해학이 주는 기쁨 / 임 선영
우리는 가끔 그림을 구경하다 보면 치졸하고 천진스러운 솜씨로 빚어놓은 모습에서
고대인이 웃고 살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웃음을 머금고 있는 모습은 불교가 성행했던 옛 불교 예술에서 많이 엿볼 수 있다.
본격적인 조각 작품은 삼국시대 불상에서 흔하게 볼 있는데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보인다.
고구려 불상인 연가칠년명금동삼존불(延嘉七年銘金銅三尊佛)은 서투르고 소박한
미소를 짓고 있고 백제의 불상 중에는 서산마애삼존불(瑞山磨崖三尊佛)이 사심 없이
활짝 웃는 모습을 하고 있어, 백제 사람들의 맑고 다정한 마음씨를 알려주는 것 같고
신라의 경우에는 남아 있는 불상이 많아 웃음의 모습이 다채롭다.
석굴암본존불(石窟庵本尊佛)은 원만하고 은근한 미소로 깨달은 경지를 나타내
우러러보아야 한다면 삼화령미륵삼존불(三花嶺彌勒三尊佛)은 아기와 같은 표정의
천진스러운 웃음을 그득히 보이고 있어 친근하게 느껴진다.
미륵반가상(彌勒半跏像)의 웃음은 이 세상의 모든 고뇌를 넘어서려고 하면서도 따르지
못하는 중생을 생각하는 미묘한 표정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웃음은 당시 불교관의 표현이다. 삼국 중에서 특히 신라인은 불교의
어느 종파를 내세워 교리를 분별하기보다는 서로 대립되어 있는 주장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 융합 운동을 주도한 원효(元曉)는 교리 때문에 생긴 집착과 편견을
깨야 진실에 이른다 하여 광대에게서 배운 바가지춤을 추면서 중생을 웃기며 미천한
무리와 어울렸다.
웃음 속에는 이렇게 활짝 웃는 모습, 소박한 비소를 머금은 모습, 은근히 미소 짓는 모습,
천진스럽게 아기처럼 웃는 모습, 그런 모습이 가득하다.
어제의 우리의 모습도 그랬다. 각양각색의 파소 속에 우리의 인생의 순간이 아름답게
빛났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승려가 욕심 때문에 병이 나자, 보살이 기괴한 탈을 여럿 가지고 나타나 턱이
빠지도록 우스운 춤을 추어 병이 낫게 한 일도 있다 한다. 웃음은 그러한 역할을 한다.
고려시대 승려 일연(一然)은 자기가 깊이 공감하는 바 있어, 위에서 든 것과 같은 웃음
섞인 설화를 모아 ≪삼국유사≫를 엮었다 한다.
불교와 마찬가지로 도교에서도 신선의 모습을 웃음이 나오게 나타낸다.
신선은 부처처럼 세속의
집착을 벗어나 자유롭다 하며, 그런 모습을 상식에 어긋나는 충격을 주게 그린다.
백발노인이 천진스러운 아이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장난스러운 거동을 보인다. 특히 달마대사의 웃음 머금은 해학적 모습은 우리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르쳐 주는 천만경계를 풀게 하는 해학미이다.
웃음은 그렇게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인간들에게 마음 작용하는 법을 가르친다.
낙원건설 사용하는데도 쓰이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낙원 세상은 만드는 그리고
생명줄을 길게 하는 용심법으로 우리를 가리킨다.
요 사히 같이 만사가 잘 풀리지 않는 세상살이 속에서는 색깔을 넘어 잊고
각양각색의 웃음으로 어려운 시기와 늙어감을 잊고 고향 향우를 만나 웃는 날이 많으면
그것이 바로 보약일 것이다.
나는 한 예로 웃음이 주는 효과를 이야기하고 싶다.
한마디로 이 글을 쓰는 작가는 등단하려고 애쓰던 시절 한 스승님은 내 글을 보고
앞으로는 물질 위주가 되는 시대가 오는데 그 속에 웃음을 잃을 일들이 너무나 많다
글을 읽으며 즐거움을 주는 해학 수필을 쓰라는 조언을 받은 일이 있다. 그 성격 때문인지
그래서 그런지 난 갑상선 항진증을 수술 없이 나아서 망팔인 지금까지 건강하고
오랫동안 고생한 눈에 망막염증이 가라앉았다는 기적을 경험하며
" 선생님 망막염이 나아지는 경우도 있어요?" 하니
" 글쎄요 극히 드문일인 데요." 오랫동안 고생하던 병들로 기적을 일으키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신처럼.....
난 그래서 친구들에게 "만병의 특효 약은 해학이다, 즐겁게 크게 웃으며 지내라"
말을 늘 하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서로 이어지고 맺어지는 21세기 '초연결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얼굴에는 과연 어떤 시대상이 담겨있을까.
제발 순수한 정으로 맺혀 작은 일에도 까르르 웃는 우리들의 웃음처럼 그런 순수한
마음들이 심어졌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