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틈만 나면 역지사지의 정신을 가르치셨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일이 없다."
그 영향일까.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그럴 수 있지."다.
'맞아, 그럴 수 있지.'와, '오? 으음... 뭐... 그래... 그럴 수도 있지.'의 뉘앙스 차이가 살짝 있을 때도 있지만, 사소한 건 살짝 흐린 눈 해본다.
나는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하다못해 피를 나눈 부모형제도 모두 알 수는 없고, 가끔은 스스로도 나 자신이 이해도 통제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적당히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덮어둘 것은 덮어 두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은 어쩌면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사소한 것까지 내 기준에 '납득'이 되어야 하고, 나에게 맞게 바꾸고 맞추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 관계는 고달파진다.
내가 사람 간의 관계에서 삼는 원칙은
'내가 듣기 싫은 말은 상대에게도 하지 않는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상대에게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