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16. 실패를 마주하며 다시 숨 고르기
늘 실패가 두려웠다.
도전보다 두려운 건, 그 결과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결과 앞에서 나를 판단하게 되고,
내가 만든 기준에 또 한 번 무너졌다.
‘할 수 있을 거야’라는 기대는
실패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부서졌다.
종종, 시작도 하기 전에 물러섰다.
실패가 두려운 건, 내가 나를 얼마나 가혹하게 대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보다 나 자신이
나를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실망시켰다고 느꼈다.
어느 날, 문득-
“정말 내가 못해서였을까?”
“그때의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걸까?”
다시 그 장면을 떠올려보니,
사실은… 이미 충분히 애썼다는 걸, 조금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순간을 다시 마주했다.
결과를 받기 전까지 나를 칭찬하려 애썼지만,
실은 칭찬보다 질책이 훨씬 더 많았다.
내 안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비난의 목소리 때문에
밤새 뒤척였고, 겨우겨우 위로의 말을 건네보았지만
마음 한편에선 여전히 무거운 걱정이 자리 잡았다.
결과가 전해졌다.
“안타깝게도….”라는 말과 함께.
나는 다시 루저가 된 걸까?
또다시 실패의 낙인을 받는 걸까?
이상하게도 나는 담담했다.
그 담담함이 진짜 내 마음인지,
아니면 나를 담담하게 바라보려는 또 다른 마음의 목소리인지
아직도 분간되지 않는다.
더 놀라운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내 안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땡! 다시!”
“다시 안 할 거 아니잖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내가 가진 부족한 면을 확실히 알게 되었잖아.”
드디어 나는 승자가 되었다.
이전의 나라면 동굴 속으로 들어가
세상의 모든 빛을 차단한 채
한동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나는
동굴이 아닌 더 밝은 세상을 향해
신발 끈을 다시 묶고 있었다.
그 길이 험해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오늘의 나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