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14. 가능성의 문 열어놓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한동안,
그 말로 나를 가두고, 나를 정의했다.
낯선 변화 앞에서는 금세 움츠러들었고,
불확실한 선택 앞에서는 늘 뒷걸음쳤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나를 안다는 성숙함’이라 믿으며
내게 말하듯, 나를 달래듯, 애써 합리화했다.
익숙한 패턴, 안전한 역할, 예상 가능한 하루.
그 안에 머무는 것이
어쩌면 덜 상처받고 덜 흔들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 익숙함 속에서
나는 조금씩 작아지고 있음을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깨닫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무언가에 설레지 않았고,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말을 진심으로 믿지 않았으며,
달라질 수 있는 나의 가능성은
꿈처럼 멀고, 흐릿해져 있었다.
아주 가끔,
매일 똑같이 열리는 아침의 빛이
낯설게 다가오고,
우연히 마주친 문장 하나가 나를 붙잡을 때면
조용한 속삭임이 마음을 두드린다.
‘나는 아직, 만들어져 가는 중일지도 몰라.’
조금 더 부드러운 말투를 배우고,
너그러움이란 단어를 내 안에 들이며,
때로는 불완전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연습을 한다.
becoming-I,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오고 있는 나.
조금 더 느긋한 나.
덜 완벽하려 애쓰는 나.
용기 내어 사랑하는 나.
새로운 것에 다시 설레는 나….
그 모든 나는, 아직 오는 중이다.
그 모든 ‘나’를 맞이하려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조심스럽게, 살포시 열어두기로 했다.
기대라는 이름으로.
신뢰라는 마음으로.
변화라는 가능성으로,
다가올 또 다른 나를 맞이하기 위해.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그렇기에-
그래서 더 근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