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것의 깊이

작은 쓰담 13. 보통의 하루에 의미 더하기

by 차미레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있다.

건강한 나는

한 발 물러서서 해피엔딩이든 세드엔딩이든,

그저 감동하며 본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나, 혹은 내 가족의 일이 된다면-

과연 그 드라마가

눈에 들어오기나 할까.


드라마 속 희망은 극적인 반전을 만든다.

그 반전은 위로가 되고, 눈물이 된다.

현실 속 희망은 더디고, 고되며, 때로는 외면당하기도 한다.

현실은 감동보다 아픔이 더 크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뒤로,

나는 조용히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감동조차,

때론 감당하기 힘든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의 건강함으로,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일상이 얼마나 귀한지 쉽게 잊는다.


하루 세끼를 먹고, 제시간에 일어나고,

누군가에게 짜증을 낼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것.

그 모든 게 익숙하고 당연해서,

오히려 그 안에 숨은 감사함을 놓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흔한 ‘보통’의 하루를 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간절함을 하루하루 쌓아야 하는지,

우리는…

정작 우리는, 모른다.


숨을 고르고, 고통을 견디며

아무 일 없는 하루를 바라며

밤마다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보통의 하루’는,

간절히 닿고 싶은, 작은 기적이다.


알람 소리에 투덜거리며 눈을 뜨는 일,

식탁 위에 아무렇지 않게 놓인 반찬 한 접시,

“다녀올게”라는 익숙한 인사.


그 모든 것들은

너무 익숙해서,

때로는 귀찮음과 무관심으로 넘겨버린다.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점점 희미해져만 간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이다.


다를 것 없는 반복 속에서도

나만의 의미를 찾고,

그 일상이 주는 힘을 나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

그 똑같은 하루에

감사의 마음 하나를 더해본다.

오늘 하루를 어제보다 조금 더 소중하게 감싸 안는다.


보통의 하루가

가장 깊은 하루라는 걸 잊지 않기 위해서.

이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겐 간절한 기적임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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