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17. 기다림 앞에서 초조해하지 않기
기다림은 조용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매일 전쟁이 벌어진다.
올까, 안 올까. 믿을까, 놓을까.
그 싸움 속에서도 내가 나를 놓지 않기를—
기다림은 늘 조용하다.
속도도 없고, 소리도 없고, 때로는 감정도 사라진다.
무언가를 애써 기다리던 마음은
어느 순간 ‘그냥’ 기다리는 마음으로 바뀌어 있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기대는 점점 작아지고
내 안의 말들은 점점 무뎌진다.
"언제쯤일까."
"이건 과연 올까."
"기다리는 내가 어리석은 걸까."
마음속 두 목소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맞붙는다.
기다림은 항상 희망과 체념 사이에 걸쳐 있다.
어느 날은 기다릴 힘이 생기고,
어느 날은 그냥 그만두고 싶다.
그 싸움은 지치게 만들고,
때로는 스스로가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아직도 기대해?'
'이제 그만 놓을 때도 됐잖아.‘
그럼에도
나는 아직 기다린다.
완전히 믿지는 않으면서도,
완전히 포기하지도 못하면서.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그 기다림의 끝에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하루,
또 하루를 지나며 나는 배운다.
기다림이란 '시간을 견디는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과 함께 있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무언가를 간절히 바랐던 시간보다
그것 없이도 하루를 버텨낸 내 모습이
어쩌면 더 소중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의 나는
기다림 앞에서 초조해하지 않기로 했다.
조금은 쓸쓸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기로 했다.
"기다리는 너, 잘하고 있어."
"지금 이 순간도 살아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