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름 능력있고, 월급도 또래에 비해서 적지 않을 수 있지만, 육아를 남에게 맡기는 마음이 너무 작은 것 같다. 시판 음식도, 시터도, 양가 부모님도, 어린이집도. 당연 학대가 있다거나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한다.. 큰일이 날거란 생각도 안한다. 그냥 다 내가 하고 싶을 뿐. 아기의 아침부터 밤을 내가 다 함께 하고 싶은 지독한 애착이자 집착이다.
아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아기에 대해 많이 알아간다.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힘듦을 느끼는지. 달랠 땐 어떻게하는게 효과적인지 잠버릇은 뭔지. 최근에 배운 동요가 뭔지도 알고 싶고 좋아하는 친구를 알고 싶고. 그냥 아기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주고 공감해주고 싶을 뿐. 그래서인지 당연하겠지만 아기도 엄마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하고, 이제는 가끔 날 빤히 보다가 너무 행복해하는 표정으로 엄마! 사랑해~! 하며 꽉 끌어안기도 한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밀어줬더니, 그네에 앉으라더니 자기가 날 밀어준단다. 그러면서 줄을 꼭 잡으라고 하는데 왜이렇게 뭉클한지(내가 그네 밀어주면서 꼭 줄을 잡으라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육아에 덤덤한 거 같다. 근데 난 아닌 것 같다. 누가 더 좋고 나쁜 건 없다. 그냥 자기의 성향으로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단점도 많은 인간이고 당연히 모자라고 나쁜 면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 아기도 고집도 세고 엄마아빠를 힘들게 할 때도 꽤 있다. 근데 그냥 과거의 순간을 기억하고 두고두고 떠올리며 행복해하는 내 성향 상, 가족에 대한 애정이 큰 내 성격 상, 아기랑 함께하는 이 짧은 순간이 나에겐 너무나 오래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라 집착하는 것 같다. 자식에게 과도하게 애착을 갖지않게 언젠가는 사그라들어야하는 마음일지라도. 그냥 지금은 매일매일 쳐다만 봐도 웃음이 나고 너무 예뻐서 행복감으로 맘이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 그리고 쑥쑥 크고 발전하는게 너무 눈에 보이니까 한 순간이라도 놓치는 게 너무 아까운 마음?
우리 부모님은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어서 그런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은 내 자식을 낳은 일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식을 낳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고 자식은 제각각인데 어떻게 그런걸 확신에 차서 말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뭘 하는 사람인데 그걸 제일 잘 한 거라고 말하지? 싶은 생각도.
이젠 안다. 그냥 그럴 수 있는 거라고.
그냥 그런 거야, 자식을 낳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