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P Feb 27. 2024

공이 둥글다고 같이 굴러가는 축협

아무것도 아닌 일에 욕먹기 선수.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후로 꾸준히 수요가 있는 글이 여러 개 있었지만, ‘클린스만, 차두리, 축구’를 키워드로 가져간 ‘클린스만보단 차두리‘ (https://brunch.co.kr/@46fd116cc2da4a0/16 ​)가 꾸준히 읽히더라고. 그만큼 한국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좋았달까. 그래서 오늘도 축구에 관련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해.


클린스만 감독의 SNS good bye 이후,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은 한동안 공석이었어. 그리고 한두 시간 전, 대한민국 성인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황선홍’ 감독님을 선임했어. 3월에 두 경기만 치르고 그만두는, 그야말로 ‘임시’ 자리였으니까 누가 오던 크게 상관없는 자리였지. 오히려 그 이후 월드컵 예선전부터 감독을 맡은 사람이 누굴까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게 옳았다고 생각해. 황선홍 감독님이란 얘기를 듣기 전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왜 황선홍 감독님이었을까? 수많은 축구팬들은 지금 어이가 없을 거야.

왜냐면 황선홍 감독님은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님이거든. 올림픽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까 3월에 두 경기 정도 뛰는 건 괜찮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생각이 좀 달라질걸?

황선홍 감독님은 4월에 u-23 아시안컵 대회를 치러야 해. 그렇기에 3월은 굉장히 중요한 시기지. 그리고 이 아시안컵에서 3위 이상의 결과를 거두어야 파리 올림픽으로 대한민국 팀이 직행할 수 있어.


???? 비트코인이 상승하는 것처럼 대회의 중요도가 올라가는 게 느껴지지? 그런 대회직전에 우리 팀 감독이 잠시 다른 팀 대타를 뛰러 간다니. 왜?? 매일매일 같이 훈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말이지.

심지어 u-23 대표팀은 3월에 중동에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인데, 거기에 감독인 황선홍 감독님은 성인 남자 축구대표팀 경기를 위해 불참한다는 점이지. 대회가 코앞인 상황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협회는 어떠한 생각을 한 걸까??


1. 이미 u-23 대표팀은 완벽해서 두 경기쯤  감독이 지도 안 한다고 질 팀이 아니다.

2. 황선홍 감독님을 임시 감독으로 세워서 u-23 아시안컵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 참여를 독려하겠다.

3. 원래 임시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감독이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냥 FM대로 한 거다

4. 황선홍 감독님이 올림픽 탈락 위기를 느끼고 이 참에 성인 축구 대표팀이나 함 맡아보자 싶어서 한다고 했다.


이 것 말고도 굉장히 많은 경우의 수가 있었겠지만, 모두 썩~ 내키지는 않아. 사실 진짜 이 감독자리를 제안 한 협회도, 이걸 수락한 황선홍 감독님의 생각도 둘 다 정말 모르겠어.  1번이라면 차라리 호재야. 2번이 그~나마 그럴 수도 있겠다…싶은 생각이지. 이것조차 이해가 안 되고.


진짜 궁금하다. 협회라고 한다면, 나름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이 생각은 과연 누가 한 거지?

진짜 아무것도 아는 임시 감독 자리에 그다음 달 대회를 뛰는 가장 바쁠 시기에 감독님을 굳이 데려와 앉히는 건 뭐야. 진짜 홍보 목적인가? 홍보 좋지. 근데 홍보고 뭐고 일단 잘해야 할 것 아니야. 이해가 안 된다 진짜. 이 부분이 내가 제일 화가 나는 포인트야.


대중의 시선은 어떨까? 아직은 모르겠어.

하지만 황선홍 호가 아시안컵에서 3위를 하지 못한다면 3월 임시 감독직에 대한 얘기가 언론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해. 그렇다면 과연 누가 잘못한 거지? 그런 제안을 한 협회? 그걸 수락한 감독님? 꼭 이렇게 욕먹는 사람을 만들어 내야 할까? 그냥 3월 임시 감독 거쳐서 이후 국가대표 감독님 선임하고, 황선홍 감독님도 최선을 다해서 올림픽 진출 확정하고. 그러면 서로 얽히지 않아도 될 텐데.


진짜 아쉽다 아쉬워. 왜 욕먹지 않아도 될 일을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욕을 먹으려고 할까. 이 정도면 즐기는 게 아닐까?


축구의 불변의 법칙이 하나 있어

“공은 둥글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 감독이셨던 제프 헤르베르거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야. 공은 둥글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몰라. 그래서 영원한 강팀도, 약팀도 없다는 거지


축구 협회는 지금 축구를 하는 게 아니잖아. 공을 굴리는 게 아니라 단체를 굴리는 건데. 행정 절차에 적어도 이런 의구심이 들게 하면 안 되지.

혁신적인 정책을 꽤나 좋아하시나 본데,  이렇게 된 거 FM 10000시간 이상 한 사람들 KFA 특별 전형으로 채용해서 일하게 시키는 것도 좋겠다. 이게 바로 혁신 행정이지.


작가의 이전글 낭만의 Rock ‘n’ roll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