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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P Apr 04. 2024

착한데 나쁜 사람.

야야야! '2인자' '악마의 아들'



츤데례하면 누가 떠오르십니까.

저는 명수 옹이 생각납니다. 박명수 님은 개그맨이죠. 최근엔 유튜버도 하고 있으니…인플루언서일까요.


‘무한도전’에서 세상 모든 게 귀찮고, 짜증 나고, 자기 맘대로 돌아가야지만 속이 풀리는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기기 위해선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악마의 아들’부터 멤버들에게 조림 돌림 당해 쇠약해져 버린 ‘찮은이형’ 캐릭터까지. 어릴 때 TV에서 명수 옹을 보면 ‘이유 모를 통쾌함’이 있었어요. 항상 ‘올바르게 지내라. 차분해라. ‘등 장남이자 장손으로서 유교보이 삶을 살던 저에게 명수 옹은 반전 매력이었죠. 왜 아랍상 얼굴은 정반대로 두부상을 좋아한다고 하잖아요…(전 박보영 님 좋아합니다. ㅎㅎ)


막무가내고, 제 맘대로인 명수 옹이 어떻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을까요?? 그건 명수 옹의 개그철학과 그의 마음을 사람들이 알아주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만약 ‘무한도전 멤버’가 될 수 있다면, 누가 되고 싶으신가요. 대부분은 ‘유느님’을 원하죠. 유재석 같이 완벽하고, 선한 리더를 원하는 게 어쩌면 당연할 겁니다. 

하지만 그 대척점에 서 있는 명수 옹도 인기가 많아요. 삶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명수 옹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겠죠. ‘아유 하기 싫어’를 내뱉지만 누구보다 많은 과제를 제출하는 그런 모습. 직장 동료가 삐져서 '아 나 안 해'하면 '그럼 하지 마!  이쒸'를 바로 할 수 있는 깡. 현실에선 그렇게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마치 '사회인 타락 버전'의 모습이랄까요. 그런 모습이 쌓여 더 현실감 있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내도 그게 마냥 불쾌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명수 옹의 행동이 용인 되는 것은 명수 옹이 개그가 '단순히 화만 내는 개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예능에서 명수 옹은 말한 적 있습니다." 제 개그 철학은 화내는 것에서 끝이 아닙니다. 제가 화를 내고, 상대방이 그걸 받아치면서 오히려 제가 피해를 보고 무안해지는 상황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방법을 바꾸도록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무한도전 초반에 명수 옹의 '화'가 개그의 포인트였지만, 멤버들이 이를 이해하고 받아치면서 오히려 '찮은이형'처럼 동네 흔한 형의 이미지를 같게 되었죠. 거기까지가 명수 옹이 생각한 자신의 개그였습니다. 그 이후엔 '화'를 곁들인 다양한 개그까지 선보이는 개그맨으로 성장할 수 있었죠.


 


실제로 명수 옹은 TV에서 보던 것만큼 심성이 나쁜 사람도, 속이 좁은 사람도 아닙니다.


닭 장사로 유명했던 명수 옹은 예능에서


"무도는 유재석이 혼자 다 해서 회의에서 빠져, 다른 건 영향력 피지 못하고 있어, 혼자 하는 건 망했어. 혼자 주도적으로 하는 게 전혀 없잖아요?"


라는 질문에 "그러다 완전 도태 되겠죠". 쿨하게 답변합니다. 

그리곤 "방송이란 게 항상 많이 할 수 없으니까. 그런 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캐스팅되지 못한 20년의 세월을 느꼈기 때문에 잘 이겨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것들이 있을 수 있고요."라는 말을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치킨 사업이지 않았을까요. 

하늘에서 유재석이 따온 별인 줄 알았는데, 오랜 무명시간이 있었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답변의 깊이를 생각하다보니 사람이 다르게 보이더라구요.

최근 sns에서 치킨 사업 시절 알바생의 미담도 떠돌고 있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동생 학비 마련을 위해 알바를 신청한 고졸 성인분에게 "너 같은 노예 찾기 어려워. 돈 받고 더 열심히 굴러"라고 말하며 말과 다르게 웃돈을 주면 굉장히 잘 챙겨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분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하는 일화였어요. 


그런 모습으로 봤을 때, 말이 좀 험하긴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TV에서 보는 게 역시 전부는 아니었네요.


무한도전 초창기에 "유재석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있었는데, 그런 사회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박명수 님에게 인간으로서의 멋짐을 봤습니다. 구독자 135만 유튜브를 꾸준히 방송 생활과 함께 겸업하시는 것이 현재도 명수 옹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활동하셔서 방송계에 계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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