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6개 5,500원 하는 것에
매달 찾아오는 일주일의 월경 기간. 이번에도 역시 나는 'PMS(월경 전 증후군)'라 불리는 지독한 놈과 마주했다. 그리고는 한동안 우울함에 고통받다가,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오렌지 한 봉지를 샀다. PMS 완화에 과일이 도움이 된다는 걸 언뜻 들은 것 같아서.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잘라먹은 오렌지는 웬걸, 너무 새콤하고 맛있더라. 감탄하면서 또 생각했다. '내 앞의 오렌지가 단데, 뭘 더 바라겠나'. 불안하고 예민했던 기분도 잠깐이지만 잊을 수 있었다. 돈 없는 자취생인 나에게 과일은 사치였는데, 가끔은 사치란 것도 좋은거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