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첫날나는 줄곧 가을의 끝을 생각하네
봄의 첫날
나는 줄곧 가을의 끝을 생각하네 -바쇼
제주대 들어가는 길, 제주대 입구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제주대까지 버스로 2~3 정류장 정도의 길이에 왕벚꽃나무가 심겨있다. 제주대 벚꽃길이라고 유명하다. 정말 아름답다. 그때면 일부러 많이 걷는다. 학교 가면서 걷고 하교하면서 걷고....
이쁘긴 하지만 그렇게 가슴 떨리고 절절하게 꽃이 보고 싶은 것은 아닌 날도 있다. 그러나 봄을 즐길 날이 많지 않으니 한번이라도 더 보자는 그런 마음에서 무거운 몸을 끌고 가기도 한다.
노란 은향나무 길, 개인적으로 잘 찍은 사진인 것 같아 올려본다. 그 유명한 벚꽃나무 길에서 살짝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봄 벚꽃처럼 인생의 허무함을 절절하게 느끼게 하는 순간이 있을까. 개화하는 날이 짧은 만큼 아름답다. 또한 봄 그 계절에는 비도 잦아 비 한번 내리고 바람 불면 위이잉~~~ 꽃 피려는데 갑자기 추워지면 얼기도 하고.
봄이란 계절의 변덕.
다시 가을, 제주에서 아쉬운 게 뭐냐고 하면 상대적으로 가을 단풍이 덜 예쁘다(단풍의 색이 선명하지 않다)고 말하곤 한다. 기후적 특성일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육지부나 제주나 이븐하게 엄청난 기후변화의 시기를 거쳐서인지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빨갛고 노랗고....
꽃의 허무, 곧 잎이 떨어질 단풍잎들....
가을이 되니 단풍잎이 떨어지네
봄이 되니 풀내음 저절로 이네
-덕산 원명선사
향기롱누 바람 불어 꽃을 시들게 하도다
신선하고 아름다운 꽃송이에 다시 비가 뿌리네 ----운문 법구
제주, 청주, 대구.... 주말에 잘도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