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심플라이프, 소비줄이기
1. 택배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다
단조로운 생활에 택배를 받으면 기쁘다. 받는 택배는 지인들이 보내주는 손편지와 협찬용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 뛸 듯이 기쁘다. 그러나 인간관계가 좁은 탓에 적은 횟수다. 그러니 정말 가뭄에 단비 같다. 그래서 가끔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홈쇼핑에서 물건 구매를 종용받는다. 그럼에도 꿋꿋이 버틴다. 되도록 소유하는 소비 생활은 안 하려고 한다. 물건을 늘리지 않으려고 한다. 충동적으로 쇼핑을 하며 내 마음의 허전함을 채우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육지에서 물건을 불러 제주에 물동량이 발생하는 개인적인 행위를 하지 않으려 한다. '무소유'까지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이고 되도록 '심플라이프'로 살려는 지향점을 갖는다.
2. 쿠팡도 하지 않는다. 육지 살림집에서 컬리에 물건 한번 주문했다가 물건을 빼도 그 부피만큼 쌓이는 투머치한 포장재를 한번 경험하고 나서 끊었다.
3. 배달음식도 주문하지 않는다. 배달앱도 없다.
4. 소비를 부추기는,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현대자본주의를 향한 작은 저항.
5. 택배비가 싸고 무료배송도 많다. 그럼 생각해 볼 일이다. 누가 그 싼 가격이 가능하게 하는가. 배달원들이 몸을 갈아 넣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맞는 걸까.
이런 생각들이나 고민은 늘 계속되며, 나는 되도록 택배로 물건을 주문하지 않으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꼭 필요한 물건만으로 살아가려 한다.
6. 그러나, 책 주문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책을 '한꺼번에 받는다'옵션으로 주문해 되도록 택배의 개수와 횟수를 줄이려 한다.(도서관에서 빌릴 책과 내가 소유하며 두고두고 볼 책이 다른데, 연구를 한답시고 글을 쓴답시고 집에 사서 쟁이는 책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