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커피 딴짓
좋은 것들은 우연히 온다, 아니, 우연히 온것들 중에는 좋은 것들이 많다. 커피 주신다고해서 기다리느라 원두를 사지못하고 굶주렸다.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한다. 쓴커피보다 신커피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대중의 기호가 쓴 쪽의 커피를 향해있으므로 백다방, 스벅, 투썸 등의 프랜차이즈 커피는 대부분 쓰다. 내 표현으로는 태운 커피들이다.
일단 원두. 원두의 크기와 볶음 정도가 고르다. 핸드픽 했거나, 비싼 상급의 원두를 쓰는 집이다.
갈아서 핸드드립을 한다. 아, 상큼하다. 에디오피아 원두의 특성을 잘 살렸다. 산미를 최대한 살릴만큼만 볶아서(미디엄 라이트라는 교과서적인 용어가 딱) 에디오피아 커피특유의 과일향이 살아있다. 무거운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듯 그렇게 맑게 마시면 어울릴 커피다. 커피를 쓰게 볶는 건 쉽다. 이렇게 산미를 살리게 볶는 건 꽤 고난도의 기술을 요한다. 원두도 좋아야 한다.
얼죽아는 아니지만, 이 커피는 봄에서 여름 넘어갈 때 아이스로 마시면 어울릴 맛이다.
같은 원두로 신선한 것을 먹어보거나, 아니면 다른 종류의 다른 볶음정도의 무거운 커피는 어떻게 로스팅했는지 궁금해졌다.
다만 내게는 조금 라이트하여, 볶는 과정에서 몇 초 더 갔으면 좋지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건 내취향.
또 하나의 아쉬운점. 제조일이 7월 20일. 한여름, 습기와 기온으로 원두를 제어하기 어려운 때 볶은 커피라 내가 이것을 심판하기에 어렵다. 가중치를 줘야한다. 맛평가에 조금 너그러워져야하는 때. 원두커피도 신선함이 생명이다. 다른 여타의 모든 먹을거리가 그러하듯. 볶은지 한달안에 맛을 보았다면 어땠을까, 아니 내게 한달만 더 일찍 왔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맛은 좋은데 향이 죽었다.
어제밤에 받자마자 그 밤에 궁금함을 참지못하고 드립을 했다. 맛이좋지만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신지 오래되어 그럴수있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드립. 아, 그래도 좋아~ 마시며 기쁨의 댄스를 추고 밀봉하여 냉동실에 넣었다. 잘 보관해서 즐기고 싶어서.
#크래커스 #더블캐스트 #커피에진심 #자다가도떡이생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