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 흰 눈이 내리면은 무얼 먹고 사
디카시라는 분야가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짧은 시를 덧붙이는 것.
시뿐 아니라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사진 이미지를 이용해서 글을 쓰는 일은 유용하다.
사진이 글보다 먼저가 되어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위해 알맞은 사진을 찍거나 고르기도 한다.
이미지의 힘은 강력하다.
'뭐 먹고사나'라는 말은 2가지 정도를 연상시킨다. 먹는다 함은 생계를 잇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돈을 버는 일 혹은 직업을 말한다. 또 하나는 정말 단편적으로 무얼 먹는지, 음식을 말한다.
전자처럼 형이상항적인 그러니까 김훈의 에세이제목 '밥벌이의 지겨움'처럼 고단한 일의 세계, 직업을 갖고 그것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의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 고상해 보이고 의미 있어 보인다.
그러나..... 나란 사람, 디스 같지만 팩트인, 깊이가 요구되는 사람인지라 정말 음식사진을 잔뜩 올리고 글을 쓴다.
학생의 기본식은 학식이다. 학식은 학생식당의 삭사를 일컫는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학생신분에 영양적 균형을 위해 학생식당의 백반은 항상 옳다.
우리 학교 아라캠퍼스에는 백두관, 6호관 기숙사, 1호관 푸드코트, 교수회관 식당이 있다. 비교적 외부의 식당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학교의 기본백반은 5천5백 원이고 작년 2024년에 4천5백 원에서 5천5백 원으로 파격적인 인상을 하고는.... 그 후 엄청난 물가폭등으로 전반적으로 음식값이 많이 올랐는데 아직 올해 인상이 예고된 바 없어 안심이다. 금액이 오르지 않았으나 조금씩 음식의 품질이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무한 리필 가능 양배추샐러드 코너가 제일 먼저 없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
학교 도서관에 나가 공부하는 이유 중 큰 부분은 노력, 시간, 수고 적지만 만족도가 큰 학식을 먹을 수 있어서이다.
최근 들어 한 밥 사진을 올려본다.
오늘, 1호관 푸드코트에서 순대국밥(7천 원) 먹었다. 함께 만난 사람은 순두부찌개(6천5백 원)를 먹었다. 이곳은 일품요리 위주기 때문에 반찬 가짓수가 중요한 나는 잘 가지 않았는데, 오늘 갔더니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반찬의 종류가 늘었다. 전에는 김치, 단무지, 해초무침 세 가지였는데 오늘은 소시지야채볶음, 양배추찜과 쌈장, 버섯볶음이 있었다. 그때그때 반찬은 바뀌겠지만 이렇게 반찬이 나온다면 이제는 자주 이곳을 이용하겠다.
그리고 부지런 떨면 만날 수 있는 '천 원의 아침밥'. 말 그대로다. 국가보조+학교보조가 있어 천 원만 내면 식사를 할 수 있다. 단 7시 30분부터 9시 20분 사이에 이용가능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집에서 나가야 한다.
작년 이맘때는 논문 쓴다고 매일 도서관에 나가면서 천 원의 아침밥을 아주 충실히 이용했다. 무겁게 아침을 먹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간편식이라는 걸 주로 이용했다. 주로 가공식품을 구성해서 주기 때문에 그냥 백반이 좋겠지만 간편식 받아다가 점심식사로 먹으면(아침은 굶고... 간헐적 단식이라고... 공복시간을 길게 하기 위해... 건강과 다이욧을 위해서였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절약하는 기분과 간헐적 단식을 달성했다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학식만 먹으며 살면 좋으련만, 흰쌀밥 아닌 잡곡밥을 먹겠다는 의지, 그냥 집순이가 되어가며 집에서 본격적으로 밥 해 먹기 시작하면서 이마트배송을 받곤 한다. 최근에 시킨 것들. 올리브유 토마토 양배추 등등. 최애이나 편의점 김밥은 싫은 나, 이마트에서 유부우엉김밥과 잡채김밥을 주문해 봤다.
야채를 많이 먹는 방법, 배추 먹으려고 한 음식, 샤부샤부. 국물 끓여서 온갖 야채를 넣어 익혀먹으면 된다. 찍어먹는 소스는 된장+머스터드로 간편하게 만들었고 국수처럼 보이는 면은 코단백면. 국수의 식감이 그리울 때 먹으면 되겠다. 재구매의사 있음.
숙주를 기르고 있다. 소소한 취미생활의 하나다. 기른 숙주도 샤부샤부에 풍덩.
제주 아트센터 간 날, 아트센터 옆 한라도서관에서 콩나물국밥(5천 원)을 저녁으로 먹었다. 학식만큼이나 좋아하는 곳의 식사는 역시나 도서관이다. 이렇게 단품요리가 나오는 곳보다 백반으로 밥 국 반찬이 나오는 걸 선호하는데, 내가 즐겨가는 도서관들은 거의 단품요리로 콩나물국밥 그리고 국수종류가 나온다.
그리고 최근의 외식들. 게장비빔밥, 뇨키....
개강을 앞두고 제주로 들어오기 전 친정에서 먹은 엄마가 해준 음식들. 내가 좋아하ㅡ는 삶은 밤과 옥수수. 칼국수, 고구마줄거리나물, 열무김치.
먹는 이야기는 무한 좋아한다. 그냥 좋아하는 것들의 나열만 하지 말고 음식의 의미와 사회, 영양, 역사로 들어가 인문학적인 고찰을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