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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공부하기-캠퍼스 즐기기

대한민국에서 공원을 제외하고 건폐율이 가장 낮은 곳이 대학 캠퍼스

by 인유당

봄이다, 봄이 왔다고 말하려 했는데

봄이 채 머물기도 전에 여름이 온 것 같은 이건 뭐지?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날들이 갈수록 또렷해질 것이다.


제주의 구석구석은 사시사철 꽃잔치다.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드물어 거의 꽃을 볼 수 있다.

그래도 봄이라고 매화, 유채, 벚꽃이 피면 아름답다.


제주대는 아라캠퍼스와 사라캠퍼스가 있다. 국립대 통폐합으로 제주교대가 제주대가 되었다. (제주교대는 제주대 초등교육과이다) 나는 제주사람도 아니고, 제주교대가 제주대가 된 후에 입학했기 때문에 그 전의 소식은 잘 모른다. 다만 어쩌다 제주교대 건물과의 인연이 깊다. 석사 때도 제주대 사라캠퍼스에 주로 수업이 있었고, 박사 때도 수업이 주로 사라캠퍼스에서 있다.



유현준이라는 건축가가 있다. 그를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를 떠나 방송에 나와 이야기하는 걸 보면, 말 잘한다. 책 몇 권 봤는데 친근하게 비전공자가 읽기 좋도록 설명도 잘한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에서 대학 캠퍼스에 대해 쓴 부분을 읽고 공감했다.



"대학생활이 좋은 이유

우리는 보통 대학 시절이 제일 좋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건축적으로 보아도 가장 좋은 시절이 대학 때다. 대학생 때만큼 자연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360

대학생 때는 교실 간에 이동을 할 때도 수업하는 건물이 달라서 중간에 자연을 만나야 하고, 공강 시간에는 캠퍼스의 자연 속에서 빈둥거릴 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공원을 제외하고 건폐율이 가장 낮은 곳이 대학 캠퍼스다. 그만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361

대학생 때는 시간표를 잘 짜면 늦게 나가도 된다. 내 바이오리듬에 맞추어 살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리듬에 맞춰서 산다는 것은 예전에 농경사회나 수렵 채집의 시대에나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우리의 대학생활이 좋은 이유는 우리 진화의 시간 중 가장 긴 시간을 차지했던 수렵 채집의 시대와 가장 흡사한 시공간 경험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학 졸업 전이라면 이 수렵 채집 시절의 공간을 잘 즐기기를 바란다. 취업하면 끝이다. 361"


나는 학부도 꽤 넓은 캠퍼스를 가진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제주대 아라캠퍼스도 꽤 넓다. 학교란 모름지기 셔틀버스는 다녀야 한다. 넓은 캠퍼스는 나처럼 차 없는 사람에게는 불편하다. 아마 학부생이라면 이 건물 저 건물 다니도록 수업시간표를 짠다면 생활하기 곤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넓은 공간을 마음껏 누려야 진정한 대학생활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공부를 하러 다니는 게 맞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건축가 유현준의 말을 굳이 빌지 않더라도 공간이 다르면 사람이 생각하는 게 다르지 않겠는가. 넓고 크게 사고하라!!!



사라봉 아래에 있는 사라캠퍼스... 이름은 예쁘지만, 뭐랄까 대학 캠퍼스 다운 맛이 부족하다. 말만 대학이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캠퍼스의 낭만은 없을 것 같은 건물이다. 일단 작다. 작은 고등학교만 하다. 학교가 작으니 모든 게 작다. 없는 것도 많다. 전에는 매점이 있었고 지금은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커피숍 운영 시간도 짧고 식당도 하나다.(저녁밥도 안 했었는데, 학교에 강력하게 건의하여 저녁은 나온다)


아니다 아니다... 내가 지금 사라캠퍼스의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려고 이 글을 쓰는 거 아니니, 이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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