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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공부하기-삼매봉 도서관

도서관 이용하기

by 인유당

서귀포시에 있는 도서관, 삼매봉 도서관.

조금 헉헉대며 길을 오르면(오르막길이다)

도서관 그리고 미술관 표지판이 나란히 있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란 제목의 영화가 있었지만, 바로 이곳은 미술관 옆 도서관이다.


나를 들여다보는 방법 하나는 내가 어느 곳에 시간과 돈을 가장 많이 쓰는지 들여다보는 것, 혹은 여분의 시간이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를 보는 것.

서귀포에 간 김에 숙소 잡아 하루 자고 그다음 날 서귀포를 느끼고 즐기다가 제주시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았다. 자고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우산도 없고 도보로 무거운 짐을 배낭에 매고 조금 당황.(왜 일기예보를 챙기지 않는 거냐)


숙소에서 체크아웃하고 나올 때는 천지연 폭포, 이중섭 미술관, 커피랩에서 에스프레소 마시기, 기당미술관, 서귀포 예술의 전당 전시실, 삼매봉 도서관.... 이렇게 코스를 짰다.


비는 오고 짐은 무겁고 고민하다 일단 기당미술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미술관 전시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정도의 소장전이었다. 전시품들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일관된 주제나 흐름이 없어 보이는 점점이 박힌 전시였다. (점이 이어 선으로 흐르지 않는 전시) 그리고는 한라산 보려고 삼매봉 도서관에 들어갔다. 내가 아는 한라산뷰 좋은 곳 중 으뜸, 도서관에서 보는 한라산.


도서관에 들어서 신간 몇 권 뽑아 들고 읽고 살피고.... 그리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다른 곳 가기보다는 그냥 도서관에 앉아 책 보는 게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다시 문을 연 삼매봉 153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서 남은 시간을 보냈다.


난 알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도서관에서 책 보고 주변산책하고 다시 책을 살피는 일이라는 걸. 아, 나는 도서관을 참 좋아하는구나. 그렇다고 뭐 엄청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책에 둘러싸여 이 책 저 책 살펴보는 일을 좋아한다.


역시나, 삼매봉 도서관에서 보는 한라산 뷰는 여전히 멋졌다.


이 동네에 살았었다. 내가 가끔 말하는 제주도 시즌2 시절이다. (시즌 1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고, 시즌 2 서귀포에서 살았고, 지금은 시즌 3 사라봉 아래에서 산다)

추억이 많은 도서관이다. 논문 쓰겠다고 도서관 피씨로 검색하고 글 쓰고... 그렇게 2023년 여름을 보냈다. 자그마하고 사람도 많지 않고 편안한 곳이다. 자리도 널직 널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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