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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공부하기-빨리 박사가 되겠습니다

나에게 하는 약속이고 다짐이다

by 인유당

<에피소드 1>.

언니의 시댁 조카가 올해 치대에 입학을 했다. 그 어렵다는 의치한..... 에 입학을 하는 수험생이 실제로 존재했다. 그 조카 녀석, 세뱃돈을 주면 받으면서 '감사합니다'가 의례하는 인사였는데 올해부터는 인사말이 바뀌었단다. "좋은 치과의사가 되어 보답하겠습니다"로.


이 에피소드를 들으며 생각했다. 오, 저거 나도 써먹어야겠는데?


그 후, 나는 봉투를 받을 일이 있으면 감사하다는 말에 덧붙인다. "박사학위로 보답하겠습니다".


<에피소드 2>.

5월은 가정의 달. 양쪽 부모님을 찾아뵙는다.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고 하직인사의 타이밍. "빨리 박사 받을게요. 제 학위수여식에 오셔야 해요." 노쇠해지시는 부모님을 보면,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학위를 받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약속을 하는 순간은 진실한 순간이다. 그것이 거짓말이 될지라도 그건 결과론이고 미래의 일이다. 빠르게 박사학위를 받겠습니다라는 말은 타인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말을 할수록 나태해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글쎄다. 박사가 되면 뭐가 달라지나, 분명 의사면허증과는 다르다. 학위증에서 황금빛이 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더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들 한다.


내가 박사를 하겠다는 건 영광을 보고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게 아니다.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한 하나의 열매나 증거로..... 박사가 되고 싶은 거다. 학문에 뜻을 두었으니, 박사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 그 후의 일은 그 후의 일이다. 통상적인 박사학위자의 길을 가기에는 내 여건이 일반성에서 조금 벗어났기에, 일반적인 진로 계획으로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렇게 나의 매일을 기록을 남기고 있다. 결과가 나오고 진로가 정해진 후에 쓰는 성공기 혹은 회상기가 아니고 현재진행형의 글을 쓰고 있다.


나도 미래의 내가 궁금하다.


이 나이쯤 되고 보면,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운 7기 3이 아니라, 운 9기 1쯤 되는 게 세상의 이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하거나, 기에 힘쓰지 않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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