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스승: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 사부(師傅). 선생. 함장(函丈). "∼의 은혜"
뭔가 더 대단하고 심오한 뜻이 있을 줄 알았는데.... 윤기와 촉촉함은 1도 없네....
스승의 날이었다. 그동안 깅영란법, 코로나 시기에 밟은 석사 과정 등등으로 하여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며 지냈다.
오늘 수업시간에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와 부르는 스승의 날 노래.... 나이 많은 제자들이 목청 높여 부르는 노래에 교수님은 기뻐하셨다.
지금 다니며 얼굴 보고 수업받는 교수님들과 별개로, 정말 그립고 보고 싶은 스승님들께는 이메일로 안부와 감사를 보냈다. 한 분은 내가 찾아갈 수 있는 곳에 계시기에 정말 부담 없이 마음만 표하는 손편지와 카네이션 코르사주.... 그리고 농산물을 드렸다. 너무 부담 없는 걸 드리네.... 정말 소박해. 내 형편껏 한다. 나는 돈벌이가 없는 용돈생활자이므로 걸맞게 한다. 먹지도 못하는 꽃다발에 몇만 원을 쓸 수가 없어서 정말 꽃 한 송이 있는, 코르사주를 샀다. 교수님은 당뇨를 앓고 계신다. 빵이나 케이크 같은 걸 사고도 싶었지만..... 교수님 연구실 앞에 걸어두고 왔다. 내 마음을 아시리라... 제자의 마음 정도는...
의례, 이벤트라는 게 과연 필요할까..... 무슨무슨 날이라는 이름 앞에서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을 표할 좋은 기회이지만, 내게 마음이란 게 없다면? 날만 있는 거라면?
5월에는 생각이 많아진다. 여기에 보태서 아버지의 기일까지 있다. 어린이날에 더 이상 어린이가 없어서 좋았다.
한 교수님은 내 메일에 답을 주시면서, 스승의 날 유일하게 안부를 물어준 편지라고 하셨다. 남들은 아마 선물 같은 걸 보냈나 보다. 역시 나는 형편껏 분수에 맞게, 내가 갈 수 없는 곳에 계신 교수님들께는 이메일을 보냈다.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챗GPT에게 기본 편지 쓰기를 시켰다.
[감사 편지 예시]
존경하는 교수님께,
스승의 날을 맞아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참 기쁩니다.
항상 따뜻한 가르침과 아낌없는 조언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며 단순한 지식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학문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 있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교수님의 격려와 믿음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소중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별다른 정보 없이 '스승의 날을 맞아 교수님께 감사편지를 써줘....'라고 했더니 정말 기본형 편지가 답으로 나왔다. 여기에 어떤 정보와 원하는 바를 보태야 할까 고민 하다가... 그냥 내가 썼다.
안부를 묻고,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내 근황을 전했다.
교수님들이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내가 편지를 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