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이 무너졌다, 더불어 마음도 함께 무너졌다
[장서의 괴로움]이란 책이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책소개에 따르면
" 대략 장서 3만 권을 가진 오카자키 다케시가 장서의 괴로움에 지친 나머지 헌책방을 부르거나, 책을 위한 집을 다시 짓거나, 1인 헌책시장을 열어 책을 처분하는 등 '건전한 서재(책장)'를 위해 벌인 처절한 고군분투기. 또 자신처럼 '책과의 싸움'을 치른 일본 유명 작가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정확하게 세세하게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책 때문에 집이 무너진 사람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지만, 집에서 가장 많은 분량과 무게의 물건은 책일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옷.
특정한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있지 않은 한 아마도 정리 처분의 대상은 책과 옷일 확률이 높다.
나 또한 그러하다.
나에게는 약간 일상생활력이 부족한데(이런데도 놀랍게도 직업이 '가정주부' 그것도 '전업주부'였다.)
어찌어찌 4인가족 살림은 했지만
혼자 내 맘대로 살게 되어 나의 본성이 드러나니, 나는 지독하게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능력, 그리고 필요하고 적당한 물건을 사는 능력(쇼핑을 못하고, 싫어한다), 소유하고 유지하는 힘, 정리하는 힘이 무척 부족하다.
그리고 혼자 사니까, 그것을 보완해 주거나 대신해 줄 사람 또한 없다.
책장 없이, 책을 그냥 방바닥에 쌓아두고 있다. 책장처럼 가로로 배치하지 못하고
세로로 적당한 높이로 벽에 기대어 쌓는다.
그러다 알라딘에서 주는 플라스틱 3단 책장을 몇 개 받아서 책을 꽂았는데
플라스틱 책장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보다 힘겹게 책을 꽂고 지탱을 시켰나 보다.
무너졌다.....
그 소리와 함께 내 마음도 무너졌다.
저렇게 무너진 채로.... 망연자실.... 그냥 또 며칠을 두었다.
책 가까이에 이부자리가 없는 게 다행이다.
다행히 방이 넓어서 책은 벽에 붙어 있고, 나는 방 한가운데에서 잠을 잔다.
무너져도 책에 깔리거나 책에 맞아 사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본인이 어떤 문제점을 지녔고, 해결책이 뭔지를 알아도 소용없다.
내게는 머리는 있는데, 몸으로 움직이거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미루고 미루고 미룬다.
다음에는 제발, 풀 퍼니시드 된
풀 인테리어 된
그런 집에 몸과 내 물건만 가지고 들어가서
내 능력 되는 한의 책을 정리하고 꽂는 일
옷을 거는 일
그릇을 싱크대에 넣는 일만 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아래 사진은....저렇게 우아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나도 청소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