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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숲섬 Oct 24. 2023

핑계는 서너 개

카피카피 룸룸 카피카피 룸룸 이루어져라

투덜대지 않으려 해요

나쁜 것을 소리 내어 말하면 그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땅에 떨어진다.

싹이 난다. 자란다. 덩굴이 된다. 나를 휘감는다. 옥죈다. 


말만 이렇게 하고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해요. 

환하게 웃으며 남들에게 좋은 기운을 줘야 하는데 요즘의 나는 힘 빠지고 죽어가고 있는 게 티가 나요.



이쁘고 아름답고 우아해야죠.

여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미소를 지어야지요.


공부라는 불을 활활 태워야죠. 연애라는 불 말고요.


이유는 다음과 같았어요.

1) 한 달 반 만에 5킬로가 빠졌어요. 그게 다 얼굴에서만 빠졌다는 게 문제죠. 배랑 가슴은 그대로라는....

그 와중에도 부위를 선택하고 유일한 장점이 다욧이야, 얼굴이 반쪽이야... 라니. 

8월인가에 잰 몸무게에서(한의원에서 잼. 체성분 분석도 함) 5킬로가 빠졌습니다. 근 10여 년 만에 최저입니다.(곧 회복될 전망, 어제오늘 사이에 입맛이 되돌아오고 있고, 근육이 빠졌기에 단백질 엄청 보충 중. 메추리알과 돼지고기 처묵처묵) 근데 빠진 비율이 근육 3킬로 수분 2킬로이니.... 체지방비율은 더 높아진 셈입니다.

2) 혈압약을 두배로 올려서 처방받고도 130 이하로 떨어지지를 않아요. 계속 몸은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식합니다.

3) 병원에 가서 링거 수액 하나 맞고 한의원에 가서 비싼 보약 지었습니다.

4) 수업 과목 중 하나 수강신청 포기원을 냈습니다.

5) 학위 논문 계획서를 냈으니 이제 교수님이 써오라고 하시는데 못 갑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소용없다며 제 의사를 존중해 주는 좋은 상사가 있는데...... 이렇게 모든 게 좋은데 내 역량이 많이 부족합니다.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은 이래서는 안 됩니다. 회사에게 나의 성장을 기다려 달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실은 내가 너무 힘이 듭니다. 능력이 안됩니다. 물론 능력이 안될 수도 있지만, 내가 그걸 계속 깨달으며 '누'가 되고 있다는 걸 매 순간 느끼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자꾸만 나를 원망하게 됩니다. 이런 선택을 한 나를, 욕심을 부린 나를, 욕망이 꿈틀대는 나를, 살아있는 나를... 미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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