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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

by 선화

축 늘어져 차갑게 식어버린

추악한 인간의 냄새가 밴 새끼 고양이를


물어 죽인 어미는 낡은 승용차 아래에서

젖은 털을 핥는다

이제야 안도라도 하는 걸까,

아님 그저 부재를 핥을 뿐


그 틈에 놓인 통조림 하나

이웃집 위선자들의 손끝에서

무너지는 생채기 난 자비

구원은 늘 식은 음식을 닮았다


오감도의 글자들이 도로 위를 기어다닌다

14번째 아해가 나를 바라본다

토가 쏠려온다


파리가 꼬이기 전에 작은 무덤을 파고

흙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걸 지켜보는 날 선 옥색의 눈

이제는 말라붙은 울음이,

공기보다 가벼운 한 점의 검은 얼룩이 되어

그림자에 포개진다


밤이 오면,

승용차의 바퀴 자국을 따라

긴 그림자가 기어 나온다

누군가의 발목을 감싸고,

무덤에 내려 내 것과 겹치는 순간


무엇이 묻혔는지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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