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고 20대로 돌아간다면

by 이경보


“교수님, 타임머신을 타고 20대로 돌아간다면 교수님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으세요?” 쉬는 시간에 한국에서 온 교환유학생이 불현듯 던진 질문이었다.

“나, 20대로 안 돌아가고 싶은데”

“왜요?” 학생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20대로 돌아가서 내가 했던 똑같은 일을 할 자신도 없고, 한다고 해도 더 잘 할 자신 없으니까” “그냥, 난 지금의 나로 만족해”




사실 그렇다. 난 지금의 내가 좋다. 돌아보면 20대는 아찔한 시간들이었다. 20대 전반은 후회로 가득했지만, 후반부에는 그 후회를 극복하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돌진했다. 25살, 결혼하면 딱 좋은 나이라고 생각했던 어머니는 유학 길에 나서는 나에게 모녀와의 인연을 끊겠다고 할 정도로 반대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꿈을 위해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빈털털이의 사비 유학생으로서,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도전했다. 도쿄에 도착한 후의 현실은 몸으로 부딪히며 헤쳐나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듯이, 나의 절실함과 정열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도움의 손길도 있었다. 나는 내 현실을 거역하지 않고 순수히 받아들이며 대처해나갔다. 원 없이 공부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한계는 마음이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다. 사람이 죽기 직전에 하는 후회 중 하나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죽기 전 하는 후회 중 하나는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날들에 대해 후회없는 인생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필사적으로 분투해온 날들을 잊고 불만족스런 시간들을 콕콕 꼬집어 20대 전체에 평균 점수를 매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20대와 30대는 자신의 꿈을 위해 몰입하며 보낸 시간들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과거의 20대보다 더 잘 할 자신이 없다.




그 유학생은 또 하나 물었다.

“근데 교수님, 만약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신다면 교수직을 또 선택하실래요?”

좀 생각하고는 대답했다.

“아니, 교수는 해 봤으니까,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싶어. 스님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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