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필수 강의는 비교적 에너지와 생동감이 넘친다. 교실에는 신선한 호기심과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정이 감돈다. 또한 원어민 교수에 대한 신선함과 긴장감이 맴돌고, 반짝이는 눈빛의 학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1학년 1학기에는 학생들의 뜨거운 에너지에 감염되어 나마저도 한층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새로운 배움과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들이다.
그런데, 한 남학생이 자꾸만 존다. 개강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였다. 졸음을 참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끝내 책상 위에 엎어져 자기도 한다. 어학 수업인 내 강의실에는 조는 학생이 거의 없는데 말이다. 그 학생은 시험 성적이 좋은 데다 한국어도 잘한다. 게다가 예의도 바르다.
오늘도 졸고 있다. 내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조는 것만이 아니다. 이 학생은 살이 무척 많이 쪄 있고 누가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몸이다. 그리고 눈가에 다크서클이 늘 껴 있고 얼굴에 검버섯 같은 반점마저 있다.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남성의 얼굴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늘 피곤에 찌들린 표정이다. 조는 그의 옆으로 가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 눈치를 챘는지 쉬는 시간에 내게 와서 졸아서 죄송하다고 하곤 했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표정, 태도가 죄송하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을 무렵, 결석을 몇 번인가 했다. 걱정이 되어 한 번 보자고 라인을 보냈다.
내 연구실에 나타난 그 학생은 완전히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어깨는 무겁게 처져 있고, 눈빛은 생동감을 잃은 채 무기력해 보였다. 얼굴에는 미소 대신 피곤함과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몸에 자신이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건강 검진에서 거의 모든 부분이 빨간색이라며, 전부터 약을 먹고 있었지만 요즘 수면의 질도 안 좋고 상태가 안 좋아서 병원에 갔더니 검사 결과가 전보다 한층 나빠져서 약의 종류가 많아졌다고 했다. 부모님도 자신과 비슷한 체질이며 아버지는 만성질환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의 말에는 그러한 유전인자를 지니고 있기에 절망적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
나는 먼저 그 학생에게 용기를 주었다. 나도 허약한 체질에 병원 신세를 많이 졌었고, 몇 년 전에는 발병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병원 약을 먹으면서 생활 습관을 조금씩 개선해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과 식이 요법을 이야기했고 아직 젊으니까 충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책을 선물할 테니 읽을 의향이 있냐고 물었더니, 읽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읽어 감명받고 책 대로 식사를 개선했더니 효과를 본 책 중, 대만에서 번역되어 있는 책을 찾아 선물했다.
책의 첫 장에 이런 글을 쓰고 주었다.
“우리의 건강은 의사도, 부모님도 아닌 우리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걸 저도 뒤늦게 깨달았어요. **는 아직 젊으니까 충분히 건강해질 수 있어요. 이 책은 **의 건강을 안내해주는 지침서가 되리라 믿어요.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세요”
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바뀌었다. 새 학기에 그 학생의 조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듣지 못했다. 두석달 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다. 매우 명랑해졌다. 얼굴에도 생기가 돋아 있다.
2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 하루는 반 친구들 앞에서 “아이 러브 유”라고 크게 말했다. 물론 농담이겠지만 내심 기뻤다.
매우 유쾌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랑스런 학생! 우리 몸의 “자연 치유” 기능을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조금씩 고쳐 부디 건강하게 지냈으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