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수텝 사원 — 여행의 끝

치앙마이를 기록하다 -6

by 바람처럼

주변에는 계절의 끝을 알리듯, 거의 다 지고 시들어가는 꽃들이 있었다.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아쉬움이 남았다.


비슷비슷한 물건들이 진열된 상가를 돌며 뭔가 사고 싶었지만, 끝내 하나도 고르지 못했다. 물건을 살 줄 모른다는 것도 불행일까. 갖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게, 괜히 한심하게 느껴졌다.


결국 빈손으로 마을을 떠나 도이수텝 사원에 도착했다. 사원은 온통 황금빛으로 웅장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웅장한 사원아래 입구에는, 전깃줄이 뒤엉켜 있었다. 장엄함과 세속이 한눈에 겹쳐 들어오자, 묘한 기분이 스쳤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는데, 내가 아는 게 적으니 눈에 담기는 것도 적었다. 여행 전에 미리 공부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사원은 기도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 많은 기도 사이에 내 기도가 끼어들 틈이 있을까. 잠시 망설이다가 발길을 돌렸다. 기도는 더 간절한 사람들에게 내어주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누군가는 말했다.

“내 기도를 하면 마음이 떨떠름한데, 남을 위한 기도를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직 내겐 그런 수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그저 사원을 한 바퀴 돌았다.


스님들의 점심 공양식도 보고, 혼자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는 스님의 얼굴도 보고, 사람들 틈 속에 비친 내 모습도 살폈다. 혹시 사진에 몰두하다 누군가에게 폐가 될까, 일행을 잃을까 조바심 내던 나였다.


버쌍우산 마을을 지나, 님만해민 로드, 그리고 ‘아트 인 파라다이스’를 거쳐 늦은 밤, 귀국길에 올랐다.


떠날 때는 설렘으로 시작해, 돌아올 때는 아쉬움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여행은 내가 살아 있다는 확인이다.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다.


돌아오는 길, 벌써 또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 있다.

여행을 부르는 그 순간마다, 나는 참 행복하다.


감사합니다.

다음 여정은 싱가포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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