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아차차~ 핸드폰 안 가져왔다. 먼저 내려가, 주차장에서 기다려주세요."
오늘도 지각이다.
주일 아침이면 9시 전에 교회에 도착해야 하는데, 항상 늦는다. 5분, 10분 늦는 건 보통이고, 중간에 신호라도 걸리면, 20분 늦는 경우도 태반이다.
준비가 늦는 것은 항상 아내다.
나는 6시에 일어나서, 교회에 가져갈 계란프라이를 한다.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는데, 우리 집이 계란프라이 담당이다. 처음에는 아내가 하던 것인데, 매일 지각하는 걸 줄이려고 돕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내 전담 역할이 되었다. 30개 계란을 요리하면, 4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 7시 전에는 계란요리를 마치고, 이때부터 교회 갈 준비를 하는데, 그때쯤이면, 아내도 같이 일어나 준비를 시작한다.
나는 8시가 조금 넘으면, 늦어도 8시 30분까지는 모든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는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된다, 사모님이 외출 준비를 마치기까지.
아내는 항상 늦는다. 도대체 왜 그럴까?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럴 리가 있겠어?"
"나도 서두른다고 하는데, 잘 안 되는 거지. 화장이 오래 걸린다거나, 머리가 맘에 안 든다거나, 옷을 고르는데 결정이 늦어져서 그런 거지."
"그건 다 핑계야, 7시 이전에 일찍 일어나 시간이 많았던 날에도 결국은 10분 지각했거든."
사실 그랬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나 여유 있는 날에도, 아내는 다른 걸로 시간을 보낸다. 느릿느릿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샤워를 오래 하거나, 최대한 시간을 허비한다. 그렇게 여유를 부리다가, 출발 20분 전이 되면 그때 가서야 부랴부랴 서두르곤 한다. 그리고 결국 최종 성적은 10분 지각으로 끝난다.
그러다 보니, 항상 엘리베이터에서 이런저런 마무리 준비를 한다.
양말을 들고 와서 신기도 하고, 때로는 목도리를 두르기도 하고, 미처 마시지 못한 커피잔을 들고 타는 것은 거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약속하고, 다짐한 지가 한 달 전인지, 1년 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항상 약속도 하고, 결심도 하는데, 막상 주일 아침이 되면, 모든 게 원위치로 돌아간다. 일 년이 넘게 잔소리를 해도, 변하지 않는 아내의 루틴을 보면서, "가장 바꾸기 힘든 것이 습관"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