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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시를 쓰고 있었다.
미시시피 강이었다.
나는 그곳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지만
꿈속에서 그 강이 미시시피 강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반듯한 물줄기가 아니라
라면 면발처럼 꼬들꼬들 구부러진 강이었다.
구부러진 강 옆으로 부드러운 흙이 쌓여갔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시를 쓰는 나를 발견했다
"굽이 굽이 굽어진 곳마다 퇴적층이 생긴다."
이렇게 한 문장 겨우 써 놓고
꿈속에서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강의 줄기가 평탄했다면
흙이 쌓이지 못했을 거야.
구부러질 때마다 물이 정신을 잃겠지만
흐르고 통과하고 흐르고 통과할 때마다
흙이 쌓이지.
걸러지고 걸러져서 부드럽고 비옥한 흙이지.
구부러진 하루하루의 길을 지날 때에,
아픔을 이기고
구부러진 것을 통과할 때마다
내 곁엔 무엇이 쌓이게 될까?
꿈에서 깨어나 얼른 메모장에
<굽이 굽이 굽어진 곳마다 퇴적층이 생긴다.>
라고 적었다.
꿈속에서 시를 다 쓴 날이 있다니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