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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自我

by 김추억

정직한 사람 하나 있습니다.
자신을 속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괴로워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날마다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겉과 속이 조금만 달라도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이 외면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외면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세상과 친화적인 척,
세상에 부적응하는 사람입니다.
영리한 사람입니다.
흥겨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자주 지치곤 하는 사람입니다.
숨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슬픈 눈빛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강한 사람입니다.
말이 많은 사람입니다.
말이 없는 날도 많은 사람입니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하루도 살아내기 벅차하는 사람입니다.
눈에 불을 켜고 희망을 찾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알면서 알지 못하는
커다란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커다란 사람을
나의 작은 품으로
어떻게든
안아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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