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실물이고 무엇이 그림일까
자연스럽게 벽화가 된 강아지풀을 만났다.
누가 벽에 덩굴 식물 하나 그리고 갔다
잎사귀 하나하나를 누가 이렇게 그려냈을까
단풍잎이 붉은 벽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당신과 정반대의 차가운 색이었는데
당신과 있다 보니
나도 당신처럼 따뜻한 색으로 물들었어요.
고마워요."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멋드러진 억새 그림을 공짜로 감상했다.
이 그림은 갈 때마다 조금씩 변해있는 마법의 그림이다.
벽화가 되고 싶은 날이 있다
이미 아름답게 그려진 벽화에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싶은 거다
나도 그림인 척하고 싶은 거다
언젠가 사그라질 풀 한 포기 같은 인생이지만
벽화 속 한 조각 예술로 남고 싶은 거다
나의 하루가 편안하게 그림 속에 기대어 숨 쉬고 싶은 거다
벽이 간직한 아름다움과 최대한 닮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발견해도 나를 꺾지 않도록 숨고 싶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