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이야기 시즌 1
멍곰이는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어요.
바람도 선선히 불고
여름이 되려고 하는 직후인데도
시원한 바람이 아직은 나가기 좋은 계절이라며
멍곰이의 발길을 재촉하게 만들어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옆 동네에 가보기로 했어요.
"옆 동네는 한 번도 안 가봤는데
놀러 한번 가봐야겠어."
멍곰이의 가벼운 발걸음이 점점 느려져요.
"헉헉~~~ 바람은 선선한데 숨은 차네."
멍곰이는 처음 본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잠시 쉬기 위해 단지로 들어섰어요.
키 큰 나무들 사이에 있는 길에
눈이 아주 동그란 검은색 고양이가
험상궂은 표정으로 멍곰이를 쳐다보았어요.
눈을 아주 아주 아주 동그랗게 뜨고 있어요.
원래 고양이들은 눈이 동그랗지만
다른 고양이들보다 더~더~더 훨씬 동그란 눈의
고양이였어요.
멍곰이는 그 동그란 눈에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말했어요.
"눈 동그랗게 뜨지 마!"
하지만 고양이는 아무 말 없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죠.
'뭐야 저 녀석 나랑 싸우자는 거야?'
멍곰이는 다시 한번
"눈 동그랗게 뜨지 말라고!"라며 소리쳤어요.
검은 고양이가 눈 한번 꼼짝하지 않고
어색한 침묵 속에
3분 정도 지났을까요?
왠 할머니가 걸어가시다가
넘어지려고 하시는게 보여요.
당돌한 고양이는 갑자기
할머니 옆으로 뛰어가서
넘어지지 않게 지팡이를
힘 있게 같이 잡아주네요.
"할머니, 제가 조심해서 다니시라고 했쥬?
여기는 조금 미끄러워유.
제가 지팡이를 같이 잡아드릴 테니 조심히 걸으셔유"
고양이는 사투리를 쓰며 할머니에게 말했어요.
"우리 순덕이가 오늘도 동네를 지켜주는구나!"
그 모습을 멍곰이는 계속 지켜보았죠.
할머니가 그 길 끝까지 걸어가시자
고양이는 안녕히 가시라며
아주 당돌하게 동그랗게 뜬 눈으로
90도로 폴더 인사를 했어요.
눈 하나 꼼짝 안 했죠.
그때였어요.
다시 저쪽 길로 뛰어가더니
쌍둥이 유모차를 끌고 오는 어떤 여자분의
유모차 미는 것을 도와주었어요.
"아이들 둘 데리고 외출하시기 힘드시겠어유."
"순덕아 오늘도 도와줘서 고마워."
늘 있는 일인지 그 여자분은 작은 가방에서
간식을 꺼내 주었어요,
고양이가 혼자 있게 되자
멍곰이는 고양이 아니 순덕이에게 갔어요.
"너 이름 순덕이야?"
"그래 맞으."
"너 원래 눈이 그런 거니?"
"나 원래 눈이 다른 고양이들보다
유독 당돌하게 생겼으.
그래서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나 강아지들이나 고양이, 새들이 많으."
순덕이는 외모만 당돌했지
아주 순박하게 말했어요.
이 동네에 살고 있으며,
매일 이 시간에 집에서 나와
마을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했죠.
'외모로 판단하는 게 아닌가 봐
착한 외모를 가졌어도
나쁜 성격일 수도 있고.
순덕이처럼 당돌한 외모여도
아주 착할 수도 있어.
처음부터 외모를 보고 판단한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멍곰이는 순덕이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지만
순덕이는 아직 주인이
핸드폰을 사주지 않았다고 했어요.
"서로 전화번호를 모르면 어뗘.
마음만 있으면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꺼여.
멍곰아 안녕."
멍곰이는 순덕이의 눈을 보며 같이 웃었어요.
자신의 눈도 순덕이처럼 크게 떠보려고 했지만
그렇게 뜰 수는 없었죠.
멍곰이의 눈은 원래 웃는 모습의 쳐진 눈으로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요.
각자의 다른 눈을 바라보며
서로 한동안 웃었어요.
아참~
멍곰이는 웃었지만
순덕이도 웃은것이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