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이야기 시즌1
아침을 먹은 후 멍곰이는 혼자 산책을 하러 나왔어요.
원래대로라면 늦장을 부리며
텔레비전을 보았을 시간이지만
오늘따라 부지런을 떨고 싶었습니다.
한 번씩 그런 날 있잖아요?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일찍 집을 나서서 모험을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날이요.
산책을 하던 멍곰이는
이맛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원래 산책을 할때 배변을 못 가리는 강아지들은
자신의 응가를 스스로 치워야 하는데 왜 치우지 않고 가버린거야!?."
멍곰이는 뒤에 메고 있던 빨간 가방에서
휴지와 비닐을 꺼냈어요.
멍곰이는 항상 기본적인 물건들은 가지고 다녀요.
물티슈, 물, 그리고 배고플떄 먹는
제일 좋아하는 고구마까지도요.
멍곰이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보이는 응가들을 휴지로 싸서 비닐에 담았어요.
지나가던 아저씨가 멍곰이에게 말했어요.
"이런 응가를 쌌구나?"
"이건 제 응가가 아니에요. 누가 싸고 그냥 가버려서 제가 치우는 거예요."
멍곰이는 말했지만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어요.
"강아지가 거리에서 응가를 싸는건 잘못된 행동이 아니란다.
자신의 응가를 싸고도 치우지 않는 게 잘못된 행동이지."
"제 응가가 아니라니까요?"
아저씨는 멍곰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았어요.
멍곰이도 화가 나고
아저씨는 강아지라 말이 안 통한다며
가던 길로 가버렸죠.
한 시간쯤 산책하고 멍곰이가 집으로 돌아가는데
조금 전에 만났던 아저씨가 보여요.
공원 안에 호수 부근에서 강아지 응가를 밟아서
인상을 쓰고 있었어요.
멍곰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가까이 다가갔어요.
그리고 휴지로 아저씨의 신발을 닦아주면서 말했어요.
"강아지를 대표해서 사과드릴께요. 아까 화낸 것도 죄송해요."
그제야 아저씨는 멍곰이의 가방에 있는 고리를 봤어요.
개버드 대학교 출신 강아지들만 받는 고리였죠.
개버드 대학교는
길거리에 배변을 누지 않고 화장실에서만 배변활동을 하고
견성이 바르며
공부를 잘하는 강아지들만이
시험을 통과해야 들어가는 강아지 대학교예요.
아저씨는 멍곰이에게
믿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편의점으로 데려가서 강아지껌을 사주었어요.
멍곰이도 아저씨에게 사람껌을 사주었죠.
"아저씨 우리 정말 확실하게
거짓말이라고 표시 나지 않으면
믿고 살아요.
세상에는 아직 아름다운 일들이 많잖아요.
개버드 대학 출신 강아지도 믿음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믿는 만큼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
아저씨는 멍곰이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고
멍곰이도 아저씨에게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었어요.
"아저씨 우리 카톡으로 대화해요.
우리 서로 친구 해요."
아저씨도 알겠다며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멍곰이는 아저씨 번호를 추가했지만
카카오톡에 아저씨가 뜨지 않아요.
아저씨에게 카카오톡에 뜨지 않는다며
문자를 보냈지만
아저씨의 문자 앞의 1이 없어지지 않네요.
멍곰이는 그래도 행복했어요.
아저씨의 문자 앞의 1이 언젠가는 없어지고
카카오톡 친구가 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