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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낭독 이야기

by 재인

올해는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이 참 많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를 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큰 카테고리 안에 ‘책’이란 것을 넣고 나니 우선 많이 읽어보자 했고 다음에는

한 번 써볼까였다. 그러다 관심이 가지게 된 것이 바로 낭독이다.

낭독이란 사전적 의미는 글을 소리 내어 읽는다.이다.

예전 어릴 적에 시 낭송하는 것은 보았지만 낭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잘 몰랐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난 아무것도 모른 채 낭독 수업을 듣기로 했다.

그리고 그냥 잘 읽으면 되지 않을까? 어렴풋이나마 잘 읽을 수 있을 거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낭독 수업을 맡아 주신 임미진샘은 KBS 25기 성우이시고 ‘낭독을 시작합니다.’와 ‘소리 내어 읽기의 힘’의 저자이기도 하다.


샘의 첫인상은 와! 정말 목소리 좋다. 였다. 성우니까 그렇겠지 라는 생각도 했지만 낮은 듯한 음색에 편안하고, 따뜻하고, 신뢰감 주는 목소리가 부럽기마저 했다. 나는 어느새 그 목소리에 빠져 집중하기 시작했다.

샘은 우리가 교재로 쓰기로 한 클레어 키건의 ‘아주 사소한 것들’이란 책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셨는데, 우선 책의 제목에 대해,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책의 내용이 정말 이처럼 사소한 일이 맞는지, 같이 생각해 보고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책의 표지 그림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지,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난 표지가 맞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았다.


나는 2번 이상 본 책은 있지만 이렇게 표지부터 샅샅이 훑으며 책을 본 적은 없는 거 같았다. 특히 제목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책 표지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마치 책을 읽는 방법을 새로 배우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신선한 접근이었다.

글에 들어가기 전에 목차까지 꼼꼼히 훑은 후에 1장으로 넘어갔다.

책에 나온 묘사 부분들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머릿속에 그려보고, 문장마다 어디를 묶고 어디를 띄어서 읽어야 할지 생각하고, 어느 부분을 강조해서 읽는 게 맞는지, 듣는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더 잘 들릴지를 계산해서 읽어야 한다고 하셨다. 물론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책에 나온 인물들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당연하다.

와우, 낭독이 이처럼 어려운 일이라니!

단순히 책을 잘 읽으면 되는 줄 알았던 내 착각이 무너져 버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평소에 내 독서 습관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도 알게 되었고, 낭독이란 그저 소리 내어 읽는 글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빨리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지만 우선은 연습을 할 때이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practice makes perfect!

연습이 완벽을 만드는 법이다. 연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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