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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by 재인

1920년대는 세계 1차 대전(1914~1918년) 후에 각 나라들이 전쟁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시기였다. 유럽의 나라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서로 동맹을 맺었다.

러시아는 스탈린이 권력을 장악하고,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되었고, 독일은 국가 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나치)이 창당되고 히틀러가 당수가 되었다.

인도에서는 간디 주도하에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었고, 중국은 쑨원이 신정부를 수립하지만, 어느 때보다 극도의 혼란 시기를 맞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시대로 3.1 운동이 전개되었고,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봉오동 전투가 있었고, 대한독립군단이 결성되었다.


그리고 1920년대 미국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9% 이상 유지하면서 경제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재즈 음악, 자유로운 연애 등으로 어디를 가나 파티가 벌어졌다.

이 시기에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위대한 개츠비는 당시 이러한 미국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제목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는 왜 위대한 걸까?


제목에서 말하는 ’위대한 ‘은 개츠비가 데이지를 좋아하면서, 그녀에 대한 사랑과 집착으로 자신의 꿈을 마침내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볼 수도 있다.

반면에 호화로운 주택에서 매일 파티를 열며, 영화배우나 저명인사 등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그들에게 호의를 베풀었지만, 정작 그가 죽었을 때 그의 장례식에 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로, 그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개츠비가 데이지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위해 성공하고, 데이지가 비록 결혼했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는 개츠비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데이지가 과연 그럴만한 인물인가 하는 것이다.


책 속에 표현된 데이지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도 아니고, 속물근성도 보인다.


그녀는 재산가인 톰에게 이끌려 결혼하지만, 그의 노골적인 외도와 거친 행동으로 상처받는다. 하지만 스스로 독립할 의지도 없고, 남편 수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부주의한 행동으로 머틀(톰의 내연녀)을 차에 치여 죽이고, 이를 개츠비에게 전가하고, 개츠비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는다.


이런 부도덕함은 단순히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인성의 문제라고 본다.


나는 이런 점에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이런 부분까지 사랑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츠비는 데이지가 가진 외모와 매력, 타고난 우아함과 재력, 그리고 귀족이라는 점에서, (개츠비가 소년 시절부터 꿈꾸었던 모든 것을 데이지가 갖추었기 때문에) 데이지에게 끌렸기 때문에, 데이지를 차지하는 것이 본인의 마지막 성공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개츠비의 당황스러운 죽음이, 그의 갑작스러운 성공 때문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가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해로 인해 갑자기 살해당하고, 어렵게 일군 성공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개츠비의 짧은 삶이, 참 안타깝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현실을 회피하는 톰과 데이지가 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아가는 상황들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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